가상자산 M&A, 규제·인프라 선점 경쟁
크라켄, 비트노미얼 5.5억달러에 품다
이토로, 7000만달러에 젠고 지갑 인수
라이선스·온체인 진입로 확보가 핵심 경쟁력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규제 라이선스와 핵심 온체인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대형 금융사 및 거래소들의 인수합병(M&A)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20일 아키텍트 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2위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모회사인 페이워드(Payward)는 미국 최초의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거래소인 비트노미얼(Bitnomial)을 최대 5억 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지난 17일(현지시간) 최종 합의했다.
2014년 시카고에서 설립된 비트노미얼은 미국 내 가상자산 네이티브 거래소 중 유일하게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요구하는 3대 주요 라이선스(DCM, DCO, FCM)를 모두 보유한 기업이다.
현재 연간 수익이 500만달러 미만인 초기 단계 비즈니스로 평가받고 있으나 2024년 상반기 명목 거래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81% 증가한 1억 3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번 거래 금액은 비트노미얼이 2024년 7월 마지막 투자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 2억 2800만 달러의 2.4배에 달하며 139%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치다.
페이워드의 이번 인수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파생상품 시장에서 구조적 우위를 점하고 규제 인프라를 내재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트노미얼 인수를 통해 크라켄은 제3자 청산소나 브로커에 의존하지 않고 미국 고객들에게 스팟 마진, 무기한 선물, 옵션 등 CFTC 규제를 완벽히 준수하는 파생상품을 직접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아키텍트 파트너스는 규제 라이선스가 현재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가장 희소하고 방어력이 높은 자산이라며 자본력과 무관하게 빠르게 복제할 수 없는 인프라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를 현재 가상자산 M&A 흐름 중 가장 중대한 사건 중 하나로 평가했다.
한편 페이워드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운영사인 도이치뵈르제 그룹(Deutsche Börse Group)으로부터 133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2억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지난 3월 시장 상황으로 보류했던 기업공개(IPO)를 4월 들어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통해 재개한다고 밝히며 제도권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다중 자산 온라인 중개업체 이토로(eToro)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셀프 커스터디(자기수탁) 가상자산 지갑 제공업체 젠고(Zengo)를 약 7000만달러에 대부분 현금으로 인수한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토로의 나스닥 상장 이후 발표된 첫 번째 기업 인수합병이다.
2018년 설립된 젠고는 다자간 컴퓨팅(MPC) 기술을 활용해 전통적인 시드 구문 없이도 높은 보안성을 제공하는 지갑으로 출시 이후 단 한 번의 해킹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인수 금액인 7000만달러는 젠고가 2021년 시리즈 A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인 약 9100만 달러의 0.77배에 해당하며 총 공개 벤처 투자금의 약 1.9배 수준이다.
이토로는 젠고의 지갑 기능을 자사의 규제 대상 거래소 서비스 영역 밖에 독립적으로 유지하도록 의도적으로 구조화했다.
발표에 따르면 스왑, 스테이킹,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접근을 포함한 지갑 활동은 이토로 규제 기관에 의해 제공, 관리 또는 보증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셀프 커스터디 활동이 이토로의 유럽연합 가상자산법(MiCA) 라이선스 운영 영역 밖에 머물면서 탈중앙화 금융(DeFi)의 빠른 속도에 맞춰 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상자산 지갑 인프라는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수되는 분야로 조용히 떠오르고 있다.
최근 15~18개월 동안 스트라이프(Stripe)의 프리비(Privy) 인수, 문페이(MoonPay)의 아이언(Iron) 인수를 비롯해 콘센시스(Consensys), 노시스(Gnosis), 비트겟(Bitget) 등이 연이어 지갑 업체를 인수하며 의미 있는 지갑 관련 기업 인수가 이어졌다.
공개된 거래 가격은 인수한 기업과 자산의 전략적 가치에 따라 최소 1500만달러에서 최대 3억달러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아키텍트 파트너스는 사용자가 온체인 경험을 하기 위한 필수 관문인 지갑을 외부에 임대하기보다 직접 소유함으로써, 대형 플랫폼들이 최종 사용자 관계, 규정 준수 태세, 온체인 데이터 등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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