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군입대와 해외 진출 등으로 ‘이미 예고된’ 전력 약화로 인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름이적시장을 영리하게 보내야 하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황 감독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K리그1 원정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분위기가 유쾌하진 않다. 대전하나 시티즌이 일찌감치 예고된 주력 자원들의 줄이탈에 고심하고 있다.
대전하나는 15일 현재 5승2무2패(승점 17)로 리그 선두를 마크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2위 김천 상무(4승2무2패·승점 14)가 1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언제든 순위표는 뒤집힐 수 있다.
대전하나는 최근 2경기 연속 승수를 쌓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를 적지에서 3-2로 격파했으나 이어진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 0-2로 졌고, 12일 FC서울 원정에선 2-2로 비겼다. 전반전을 2-0으로 앞섰지지만 후반 들어 동점을 허용했고,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역전을 당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앞날이다. 전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다. 핵심 미드필더 이순민이 시즌 초 쇄골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최근엔 측면과 중앙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멀티 수비수 이정택이 군 입대했다. 그는 지난 시즌 대전하나의 극적 잔류를 함께 한 자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6월에는 무려 4명이 김천 상무로 향한다. 김현우와 박진성, 임덕근, 김인균이 최근 상무가 발표한 추가 입대자 명단(6명)에 이름을 올렸다. 안 그래도 대표급 전력을 보유한 김천 상무에 핵심 멤버들을 대거 내줄 판이다.
심지어 대전하나는 해외 진출이라는 엄청난 변수에도 직면했다. ‘차세대 공격수’로 각광을 받는 윤도영은 6월까지만 뛰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으로 완전 이적하게 됐다. 대전하나로서는 베스트11의 절반 가량을 물갈이해야 할 판이다.
황선홍 대전하나 감독은 “(김천 상무의) 추가합격자 발표를 보고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는 당연한데, 신규 입대자가 4명이나 나올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했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겨우내 공들여 다진 팀 조직력과 밸런스가 흐트러질 뿐 아니라 사실상 새판을 짜야 한다.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다. 대전하나는 6월 13일부터 7월 24일까지 진행될 선수 추가등록기간(여름이적시장)을 바라보며 스카우트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팀이 속한 리그에 적용되는 예외 등록기간(6월 1~10일)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한창 순위 다툼인 6월에 즉시 전력감을 선뜻 내주겠다는 팀은 찾기 어렵다. 가장 쉬운 선택지는 외국인 선수 영입인데, 대전하나는 이번 겨울에 외국인 선수 쿼터(6명)를 전부 채웠다. 내부 정리가 우선이다. 황 감독은 “영리하고 기민하게 이적시장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갖기가 만만치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