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덕수 차출론’이 ‘반(反)이재명 빅텐트론’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사진)은 물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이낙연 전 총리 등 외부 인사까지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직을 내려놓고 출마를 선언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빅텐트’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자신의 SNS에 “국민들께서 한 권한대행은 국격을 대표하고 국민의 자존감을 높여줄 분으로 믿고 있다”며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권한대행 출마를 바라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은 기존 후보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꺾기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가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고, 국민의힘 주요 후보들과 1 대 1 양자대결을 했을 때도 큰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국정 운영 경험과 안정감, ‘트럼프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외교 경험 등이 한 권한대행의 강점으로 거론된다.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경선 이후 보수 및 중도 성향 주자들이 국민경선 혹은 단일화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권한대행이 15일 마감하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에 등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이른바 ‘빅텐트’가 만들어지면 김부겸 전 총리 등 민주당 내 일부 인사가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주장이기도 하다.
다만 한 권한대행 차출 및 빅텐트 구성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 국민의힘 주요 주자는 모두 한 권한대행 차출론에 반대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권한대행이 압도적인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입증하기 어려워 갑자기 출마해야 하는 명분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