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사법부 압박에 국힘 “사법 공정·독립성 파괴 묵과 않겠다”
일각서는 신중론도 “‘윤어게인’ 광장정치에 다수 국민·의원 동의 안 해”
국민의힘이 ‘장외투쟁’ 카드로 여권발(發) 내란전담재판부 요구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촉구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오는 21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한 긴급 의원총회 후 “사법 공정성과 독립성을 파괴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어떠한 시도도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의 단호한 결의가 있었다”며 “국회 담벼락 안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장외로 나가서 강력하게 투쟁하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 지도부 논의를 거쳐 가까운 시일 내 투쟁 방식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내달 6일 추석을 앞두고 ‘25일 개최설’ 등이 나왔으나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이르면 오는 21일 첫 장외 규탄대회를 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당내에서는 서울 광화문 광장이나 여의도 등도 거론됐지만, 지도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당원과 시민이 집결하는 것이 지지층 결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장외 투쟁에 나서기로 한 것은 여권의 사법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제1야당이 결기를 보여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특별재판부가 위헌이라니 민주당이 전담재판부로 이름을 바꿨지만, 전담재판부도 헌법에 근거가 없으면 안 된다”며 “특검이 하는 사건 전부를 전담 재판부가 하겠다는 것은 사법 질서를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여론전은 장외 투쟁의 명분과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장동혁 대표가 기독교계와 접점을 늘리는 것도 강경 보수층의 마음을 붙들며 장외 투쟁의 토대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은 순직해병 특검팀 등의 교계 지도자 압수수색, 경찰의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 구속을 두고 ‘이재명 정부의 종교 탄압’이라는 프레임을 굳히려 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장외 투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박정훈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광장 정치에 다수의 의원이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외부와의 연대가) ‘윤어게인’과 맞물려 있기에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도부가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도 ‘장외 집회보다 국회 안에서 많은 인원을 모아 집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이날 의총에서는 국회 밖 투쟁과 별개로 앞으로 여야 간 합의되지 않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