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멤버가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국회에 출석해 왕따 논란과 관련해 데뷔 초반부터 하이브 내에서 느껴온 분위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니는 이날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데뷔 초반부터 (회사 내에서) 매우 높은 어떤 분을 많이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했는데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한국에서 살면서 나이 있는 분들에게 예의 있게 해야 한다는 걸 문화로 이해했는데 인사를 안 받는 건, 직업순(직급)을 떠나서 인간으로서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것뿐 아니고 회사 내에서 느껴온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니는 지난 11일 뉴진스 멤버들과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폭로했던 하이브 내 다른 걸그룹인 아일릿의 매니저로부터 올해 6월 들었던 ‘무시해’ 발언 상황도 이날 국회에서 자세히 진술했다.
“대학 축제 기간이기에 부산대 축제를 가기 위해 하이브 사옥 내에 있는 헤어·메이크업을 받는 층에 있었다. 저는 헤어·메이크업이 다 끝나서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소속의 (그룹) 팀원 세 분과 여성 매니저님이 저를 지나갔다. 그때는 그쪽 멤버들과 잘 인사를 했다. 그리고 5~10분 후에 그분들이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나오시면서, 그 매니저님이 저와 눈이 마주치고 뒤에 따라오는 (해당 그룹) 멤버들에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했다.”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국회 안 나오면 또 누구든 당할 수 있어 나왔다”
하니는 이와 관련해 “저는 이런 일을 왜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고, 애초에 왜 그분이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늘 여기(국회)에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거라는 것을 알기에 나왔다. 앞으로도 누구라도 이 일을 당할 수 있다. 선후배든, 동기든, 연습생이든 이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국회에) 나왔다”고 밝혔다.
하니는 하이브로부터 해임된 민희진 전 대표를 이어 뉴진스 소속 레이블인 ‘어도어’를 이끌고 있는 김주영 대표에게도 해당 내용을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 대표님에게 알렸지만 증거가 없으니 참으라고 말하셨다. ‘증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어요’라는 얘기를 하면서 계속 넘어가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하니는 직접 CCTV까지 확인했지만 CCTV는 초반에 인사하는 8초 분량을 제외하고 모두 삭제가 돼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제가 이 일을 처음 말했을 때 증거가 없다고 했지만 CCTV에 인사하는 장면만 있다고 했다. 분명 그 상황을 (김 대표에게) 설명드렸는데 인사하는 장면만 있다는 게 이해가 안 가서 (직접) CCTV를 확인했다. 그런데 정말 앞에 8초만 남고 뒤에 50분 정도 영상이 없었다.”
8초만 남은 영상 논란…“삭제했단 직원 녹음 있어”
그는 하이브 담당 직원들에게 ‘영상 삭제’에 대해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CCTV 관련해 하이브 사옥 경호실장 등 2명과 함께 미팅을 했다. 그때 왜 뒤 영상이 없냐고 물었다. 그런데 두 분은 미팅 내내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바꿨다. 그리고 말실수를 하시고 삭제했다고 하셨다. 당시 저는 모든 외국인으로서 모든 것이 불안하고 한국어를 100% 이해 못 하는 상황이기에 중요한 자리 (대화를) 놓칠까 봐 녹음을 했다. 그래서 거짓말하시는 증거가 있다.”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하니의 주장에 대해 김주영 어도어 대표는 “하니의 주장을 전적으로 믿고 있다”며 본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6월 13일 부모님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전해 들었다.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CCTV 확인을 요청했고, 다른 레이블 소속인 해당 매니저에게도 사실관계를 확인을 요청했다”며 “보관기간이 만료된 CCTV 복원이 불가능했고, 사실관계 역시 서로 간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니는 즉각 반박했다. 하니는 “(김 대표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애초에 저희(뉴진스)를 지켜주겠다고 얘기했는데 지키려면 싸워야 하는데 싸울 의지, 어떤 액션을 할 의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지금 ‘앞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것”이라며 “앞으로의 미래를 얘기하기 전에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면 좋겠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