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산업대국 뒤에 든든한 농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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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산업대국 뒤에 든든한 농업이 있었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주역으로 수출산업이 꼽힌다. 철강, 화학,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이다. 하지만 그 전에 농업이 있었다. 농업 혁신은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자 풍부한 노동력이 제조업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를 쓴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제조업 발전은 농업의 성장이 선행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한국은 1962년 공업과 농업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농공 병진 정책’을 채택했다. 그해 설립된 농촌진흥청의 대표적 성과가 1971년 개발한 ‘통일벼’다. 잘 쓰러지지 않고 병에 강하고 면적당 수확량이 많은 벼였다. 1977년 쌀 생산량이 600만t을 넘어서며 식량 자급을 달성할 수 있었다. 통일벼는 단점이 많았다. 7~8년 동안만 재배됐다.

통일벼는 한국이 새로운 벼 품종을 연구개발하는 노하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품종 개량 기술은 다른 농작물에도 활용돼 한국 농업 발전에 기여했다.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한국 딸기가 그런 예다. 2021년 기준 딸기 수출액은 7100만달러(약 930억원)로 15년 사이 12배 증가했다.

농업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여주는 책이다. 옛날 어딘가의 농촌 풍경에 멈춰 있는 우리 머릿속의 농업과 전혀 다른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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