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일행 20㎞ 따라온 유기견 ‘공주’…안락사 위기 넘겼다

5 hours ago 4

국토대장정을 하는 사람들을 카페 앞에서 기다리던 유기견 ‘공주’. 유기견 입양보호 인스타그램 캡처

국토대장정을 하는 사람들을 카페 앞에서 기다리던 유기견 ‘공주’. 유기견 입양보호 인스타그램 캡처
국토대장정에 나선 일행을 20㎞ 넘게 따라온 유기견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안락사 위기에 놓였던 이 유기견은 사연이 알려진 뒤 임시 보호자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가족을 찾을 기회를 얻게 됐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20㎞ 먼 거리를 따라온 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국토대장정 도중 충남 공주에서 유기견 한 마리를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만난 장소의 이름을 따 이 유기견에게 ‘공주’라는 이름을 붙였다.

A 씨에 따르면 공주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일행 곁을 떠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잠시 따라오다 말 것이라 생각했지만 5㎞, 10㎞를 지나도 계속 뒤를 따랐다. 더운 날씨에는 논에 들어가 몸을 식혔고, 갈림길에서는 일행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공주는 일행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타났다. 일행이 쉬어갈 때면 곁을 맴돌았고, 카페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에도 뜨거운 바깥에서 기다렸다고 한다.

A 씨는 “잠시 보이지 않을 때마다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어느새 뒤를 돌아보면 아이는 다시 저희를 따라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물이나 먹이를 주면 더 따라올까 봐 쉽사리 손을 내밀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카페에서 잠시 쉬는 동안에도 공주는 뜨거운 바깥에서 일행을 기다렸다.

A 씨는 이동 중 만난 주민들에게서 공주에 대한 사연을 들었다. 한 달 전 누군가가 이곳에 공주를 버리고 갔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가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저희를 따라왔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행은 전남 해남까지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말이라 보호센터와 동물병원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결국 119안전센터의 안내를 받아 공주를 임시 보호한 뒤 공주시 유기견 보호소로 인계하기로 했다.

국토대장정을 하는 사람들을 20km나 따라다닌 유기견 ‘공주’. 유기견 입양보호 인스타그램 캡처

국토대장정을 하는 사람들을 20km나 따라다닌 유기견 ‘공주’. 유기견 입양보호 인스타그램 캡처
함께 걷는 동안 공주는 점점 지쳐갔다. A 씨는 “처음에는 신나게 뛰어다니던 아이가 점점 지쳐갔다”고 말했다. 그는 공주에게 물을 먹여가며 함께 걸었지만 숨은 점점 가빠졌고 걸음도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럼에도 공주는 끝까지 일행을 놓치지 않으려 있는 힘껏 작은 네 발을 옮겼다고 한다.공주는 이후 공주시 유기견 보호소로 인계됐다. 보호자나 임시 보호자를 찾지 못할 경우 안락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사연이 알려진 뒤 한 개인 구조자가 임시 보호를 자청했다.

현재 공주는 ‘공주 햇밤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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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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