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과 외국법을 동시에 다루는 전문성을 추구해 왔습니다. 지난 10년간 고객층이 고차원화된 것이 성과입니다.”
다음달 창립 10주년을 맞는 KL파트너스의 김범수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는 14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정부 정책이 뒤집히는 경우가 많아 행정규칙 분야가 황금기를 맞았다”며 “한국은 수출 역량이 중요한 만큼 해외 법률 수요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1세대 국제중재 전문 법조인으로 꼽히는 김 대표변호사는 2015년 법무법인 세종에서 독립해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이성훈 대표변호사(29기)와 공동으로 KL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크로스보더 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티크 로펌으로는 국내 최초였다.
KL파트너스는 출범 이후 대형 국제중재 사건과 기업 분쟁을 맡아 주목받았다. 한국을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분쟁(ISDS)을 제기한 미국계 사모펀드(PEF) 론스타, 엘리엇, 메이슨 등을 모두 대리했다. 최근에는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을 대리하고 있다.
김 대표변호사는 “유감스럽게도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사건이 많았다”면서도 “밀실 행정이 주로 문제가 됐는데 법과 규정에 근거해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고했다.
KL파트너스는 2023년 글로벌 대형 로펌 베이커맥켄지와 합작법인 ‘베이커맥켄지 앤드 KL파트너스’를 세워 해외 기업의 국내 법무와 한국 기업의 해외 법무를 함께 관할해왔다. 김 대표변호사는 “소비자 수준이 높은 한국은 해외 기업이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도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베이커맥켄지와 협업함으로써 서로 윈윈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기업 모두 노동법 관련 법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해외 기업은 노란봉투법, 주 52시간 근무제 등 제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반면 국내 기업은 해외에 진출할 때 비교적 느슨한 노동 관행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노동법 외에도 세무 분야 최고 로펌으로 평가받는 베이커맥켄지와 함께 전문가를 추가 영입하는 등 세무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