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일인토트 "배관 타고 번지는 화재 원천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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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국인인토트 대표(왼쪽)가 자체 개발한 내화채움소재 ‘불스탑-AD’ 성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하인식 기자

이종철 국인인토트 대표(왼쪽)가 자체 개발한 내화채움소재 ‘불스탑-AD’ 성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하인식 기자

아파트 수직 배관(덕트)을 타고 번지는 화재를 원천 차단하는 급속 내화채움소재가 상용화됐다.

방화소재 전문기업 국일인토트(대표 이종철)는 덕트 관통부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발생 배관 외 구역으로의 급속 확산을 막아주는 내화채움소재를 상용화했다고 14일 밝혔다. 내화채움소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덕트가 화염, 유독가스를 확산하는 통로 역할을 해 초대형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내화채움소재는 평면적인 발포 슬리브 구조로 덕트 내부를 완전 발포 충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국일인토트가 선보인 내화채움소재 ‘불스탑-AD’는 외부 차열재 없이도 차열·차염·차연 성능을 최소 120분 이상 유지해야 하는 국가공인 시험기관의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했다. 이 대표는 “자체 팽창 성질을 함유한 고성능 그래파이트 탄소 소재로 이뤄져 화재 발생 시 3~5분 내 스스로 팽창해 덕트 통로를 완전히 밀폐함으로써 주변 가구로 화재가 번지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재는 외부에 30㎜ 세라믹 차열재를 덧대지 않고도 차열 기준인 180K(Kelvin·절대온도)보다 훨씬 낮은 85.3K를 유지하는 뛰어난 차열성능을 입증했다.

이는 내화 충진재 인증시험 기준인 1000도 이상 고온에 120분 이상 노출돼도 반대편 표면 온도가 법적 기준치보다 두 배 이상 낮은 온도를 유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별도의 배관 보온재와 세라믹 시공 없이 배관 관통부에 끼우기만 하면 돼 간편 시공이 가능하고 관련 비용도 기존 제품보다 3분의 1로 저렴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행 건축법 및 소방시설 설치유지 관련 법령에서는 내화채움재와 함께 반드시 화재 감지센서를 장착한 방화댐퍼(MFD)를 함께 설치하도록 해 중복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은 “오랜 기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사업비를 들여 아파트 화재 예방을 위한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도 이 같은 중복 규제 때문에 신기술·신제품 상용화에 많은 혼란과 부담을 안고 있다”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아파트 시공 현장에서는 방화댐퍼 설치 시 전원 공급, 연기·열 감지센서, 점검구 시공 등 추가 공사 비용으로 인해 기존 연동식 덕트 공조 대신 가구마다 외벽에 따로 설치하는 직배기 방식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국일인토트는 기존 방화댐퍼 설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패키지형 방화댐퍼와 내화채움소재 제품군을 별도 출시해 시공사, 건설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일인토트는 초고압과 고온 등 극한 환경을 견뎌내는 특수산업용 실링 제품을 미국 중동 등에 40년 이상 수출한 강소기업이다. 불스탑-AD를 건축물 화재에 이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화재 방지 소재로도 활용하도록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시민 안전을 강화하는 방화 안전 소재가 시중에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으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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