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AI 솔루션 기업들이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이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AI와 클라우드, 스마트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다. 데이터센터 중심 AI를 넘어 산업 현장에서 바로 작동하는 ‘현장형 AI’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AI 반도체 해외실증 지원’ 사업 신규 과제를 선정했다. 국산 AI 반도체와 AI 솔루션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산업 현장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에는 8개 컨소시엄, 23개 기업이 참여한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관제, 제조, 플랜트, 농업, 해양 분야 실증을 진행한다.
중동 시장에서는 노타와 모빌린트의 협력이 주목받고 있다. 노타는 AI 모델 경량화·최적화 플랫폼 ‘넷츠프레소’를 기반으로 모빌린트의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환경에서 비전언어모델(VLM) 기반 영상 관제 솔루션 ‘NVA’를 구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아 UAE에서 도로 돌발상황 검지 시스템 실증 과제도 수행한다.
노타는 이미 중동에서 사업 기반을 쌓고 있다. 지난해 UAE 교통 인프라 기업 ATS와 두바이 교통국을 대상으로 교통 관리 개선 개념검증(PoC)을 수행했다. 올해 4월에는 생성형 AI 기반 지능형교통체계(ITS) 솔루션 공급 계약도 맺었다. 국내 기업이 중동에서 온디바이스 생성형 AI 솔루션을 상용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AI 산업의 효율 경쟁이 있다. 대규모 모델과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전력과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가 아니라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 산업 장비에서 AI 연산을 처리한다. 지연시간을 줄이고 통신 비용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줄일 수 있다.
노타의 넷츠프레소는 하드웨어 특성에 맞춰 AI 모델을 압축하고 배포하는 기술이다. 모델 크기를 줄이면서 정확도를 유지해 디바이스 내부에서도 AI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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