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북한 정권·軍은 주적” 입장 변화 없어
통일부 “주적과 평화공존 못해” 수정필요 입장
국방부와 통일부가 올 연말 발간될 ‘2026 국방백서’에서 이른바 ‘주적(主敵)’ 개념을 유지할지를 두고 각각 정책 방향에 따른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18일 국방부는 일부 매체가 올해 국방백서에서 ‘2022 국방백서’에 나왔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반박했다.
이날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모 매체에서 ‘국방부가 올해 발표 예정인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적이라고 규정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한다’고 보도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부대변인은 올해 국방백서에도 북한을 ‘적’으로 표현하는 내용이 담길지 묻는 질문에는 “말씀드린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된다, 현재 국방백서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적 개념 유지 쪽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그는 “현재 (2026 국방백서) 작성 방향을 검토 중이다, (검토되는) 과정을 지켜보겠다”면서 향후 정부 차원의 협의 여지를 뒀다.
이 같은 국방부 입장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고집하며 대남 핵타격 전력을 증강하는 상황에서 명확한 대적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통일부는 남북 간 평화공존 목표와 주적 개념이 서로 모순된다며 국방백서의 관련 표현을 고쳐야 한다는 견해를 펼쳤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한반도 평화공존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정책 목표”라며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상태에서 주적인 북한과 평화공존을 추구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 당국자는 “주적 개념은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연장선상에서 논의돼야 한다”면서 “국방백서 상 표현도 이러한 맥락에서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 통일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협력 프로세스를 추구했던 과거 민주당 계열 정부 당시 나온 국방백서에서 주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재명 정부에서도 긴장 완화와 상호 존중 정신에 입각해 문구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은 주적’이라는 표현은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됐던 1995년에 처음으로 국방백서에 명시됐다. 이어 노무현 정부 들어 발간된 2004년 국방백서에서는 ‘직접적 군사 위협’ 등 북한을 적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완화됐다. 이후 진보·보수 성향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국방백서에서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며 정부의 대북기조를 반영하는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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