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달러당 원화값 안정을 위해 이번주 처음으로 '전략적 환헤지'를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외환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장중 국민연금으로 추정되는 달러 선물환 매도 주문이 대규모로 나왔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나선 것은 2022년 제도를 되살린 후 이번이 처음이다.
전략적 환헤지는 원화값이 일정 범위를 벗어났을 때 전체 외화자산의 10% 규모까지 실행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의 경우 달러 선물환 매도를 통해 진행한다. 국민연금이 자체 판단에 따라 외화 투자 자산 규모의 5%까지 실행할 수 있는 전술적 환헤지는 한국은행과 외화스왑을 통해 이뤄진다. 전략적 환헤지는 시중에 달러를 공급하는 형태라 원화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로 지난주 전술적 환헤지 확대에 이어 전략적 환헤지 가동까지 이어지며 이번주 원화값은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고용 지표 호조로 지난주 1474.8원까지 하락했던 원화값은 17일 주간 거래를 1458.3원에 마쳤다. 일주일 사이에 16.5원 상승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가동으로 당분간 원화값이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10월 말 기준 해외 투자 자산은 4828억달러(약 703조4878억원)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본격 가동한 것은 원화값 반등을 예측한 수익률 관리, 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의 두 가지 목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원화값을 지탱하기 위해 내수 침체 우려를 감수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통화가 절하되고, 수익률이 높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실현 수익률을 어느 정도 실현해 놓는 것이 좋다"며 현재 원화값이 국민연금이 환헤지에 나서기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원화값 1500원 선이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결국 1400원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상태"라며 "국민연금이 현재 원화값이 저점 수준이고, 결국 장기 평균에 수렴해 상승한다는 판단하에 전략적 환헤지를 본격 가동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문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