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생 휴학을 조건 없이 승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국립대 10곳이 학생들에게 돌려주거나 다음 학기로 이월해야 하는 등록금이 170억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업을 진행하고도 등록금을 거의 못 받게 된 대학들은 재정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국립대 10곳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대학은 170억1965만 원의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거나 내년 이후로 이월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은 학칙에 따라 해당 학기에 등록한 학생의 휴학을 승인할 경우 이미 납부된 등록금을 다시 돌려주거나 복학 학기로 이월하고 있다. 현재 의대생 대부분이 수업을 전면 거부 중이다 보니 휴학을 승인할 경우 올해 받은 등록금을 고스란히 돌려주거나 내년 이후로 이월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의대생 1명이 내는 연간 평균 등록금은 약 984만 원으로 전체 학생 평균의 1.5배 가량이다. 6개 학년을 합칠 경우 대학 당 수십 억 원을 돌려주거나 이월해야 하는 대학도 많다. 한편 올해 출석한 극소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 투입된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진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2학기까지 모두 휴학을 승인할 경우 서울대는 34억 4342만 원의 등록금을 반환 또는 이월해야 한다. 경북대는 21억2132만 원, 강원대는 11억6140만 원을 반환 또는 이월해야 한다.
이 같은 재정에 대한 우려와 내년도 수업 부담 등을 이유로 9월 말 1학기 휴학을 승인한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국립대들은 아직 휴학을 승인하지 않고 의대생들에게 최대한 복귀를 독려하고 있다. 이달 중하순 물리적으로 한 학기 이수가 불가능한 시점이 될 때까지 설득하겠다는 취지다. 진 의원은 “국립대보다 더 상황이 심각한 곳은 인건비 등 정부 보조가 없는 비수도권 사립대”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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