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조원 운용 네덜란드 로베코社 기자간담회
국가 전략산업 된 소버린 AI
빅테크 못지않게 메모리 필요
반도체 슈퍼사이클도 길어져
일각의 피크아웃 우려는 과도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도의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앞으로도 장기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소버린 인공지능(AI)이 국가 전략 산업이 됐다는 점이 주요 근거다. AI 패권을 두고 각국 정부가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가 직접 메모리 반도체 수요처로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4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크리스 베르카우어르 로베코 글로벌스타즈 주식전략 부총괄(사진)은 "한국의 반도체 업종은 경기 순환 산업이지만, 사이클이 굉장히 연장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연장의 근거로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각국 중앙정부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AI로 재편되면서 고객층이 넓어졌다. 그동안 AI 산업의 수요는 빅테크가 견인했지만, 이제는 소버린 AI를 추진하는 국가들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생산능력을 2배로 늘려도 성장하는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계약의 구조도 장기적인 이익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권가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장기공급계약(LTA)이 이뤄지며 수익 지속성이 제고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베르카우어르 부총괄은 "이러한 요인들로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은 장기적인 이익 성장을 보이는 쪽으로 연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하는 AI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점은 오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성장의 활주로는 앞으로도 여러 해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그는 위험 대비 보상 관점에서 반도체 이외 업종에 대한 관심을 넓혀볼 것을 조언했다. 기초체력이 좋고 수익성이 좋은 다른 업종들이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로베코는 최근 극심해진 코스피 변동성과 관련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조슈아 크래브 로베코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AI 비중이 매우 큰 시장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이클이 얼마나 강할지, 사이클이 끝나면 어떻게 될지 등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변동성 장세에서는 저평가주, 고배당주, 자사주 매입 기업 등으로 자금을 일부 분산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크래브 대표는 AI 주식이면서 저평가된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이익이 역성장하는 시기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관련 업체들의 경기민감도가 이전보다 낮아진 것을 확인한다면 투자자들이 반도체주의 저평가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를 진행한 로베코는 운용자산 3960억달러(약 590조원)의 대형 자산운용사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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