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도 사용 가능한 ‘로봇 기관삽관’ 장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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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익스텐션’ 방식을 적용한 소프트 로봇 기관삽관 장치. 데이비드 해거티 등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샌타바버라) 연구원 제공

‘팁 익스텐션’ 방식을 적용한 소프트 로봇 기관삽관 장치. 데이비드 해거티 등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샌타바버라) 연구원 제공
새로운 원리로 작동하는 소프트 로봇 기반 기관삽관 장치가 개발됐다. 구급차와 같은 병원 밖 응급 상황에서 삽관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비드 해거티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샌타바버라) 연구원팀은 끝부분이 스스로 연장되는 ‘팁 익스텐션(tip extension)’ 방식으로 기도 내부를 따라 부드럽게 이동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튜브를 정확한 위치에 삽입하는 삽관 장치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10일(현지 시간) 게재됐다.

기관삽관은 호흡 부전이나 기도 폐쇄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도에 튜브를 넣는 처치다. 병원 수술실이나 응급실에서 영상 장비를 보조로 활용해 숙련된 의료진이 시행한다. 구급차나 사고 현장처럼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환경에선 삽관이 훨씬 어렵고 실패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끝부분(팁)이 앞쪽으로 뻗어 이동하는 소프트 로봇 형태다. 튜브 전체를 밀어 넣는 대신 끝부분이 먼저 뻗어나가는 방식으로 이동해 기도 구조에 맞춰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조직에 가해지는 힘을 줄여 손상 위험을 낮춘다.

구급대원과 응급구조사 8명을 대상으로 5분간 교육 후 시신을 활용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첫 시도 성공률 87%, 전체 성공률 96%를 기록했다. 기도를 직접 보며 튜브를 넣는 장비인 표준 후두경을 이용한 삽관보다 더 짧은 시간에 안정적으로 삽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장치가 짧은 교육만으로도 비숙련 인력이 빠르고 안전하게 삽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외 현장이나 의료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신속한 기도 확보가 가능해져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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