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머스크 겨냥 “CEO라고 노동자의 600배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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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달러 성과 보상에 빈부격차 우려
“돈보다 생명-가족-사회 가치 더 중요”

올 5월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70·사진)이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성과 보상안을 거론하며 양극화와 빈부 격차를 우려했다.

14일(현지 시간) 70세 생일을 맞은 레오 14세는 즉위 후 가톨릭 매체 ‘크룩스’와 첫 인터뷰를 갖고 “머스크가 세계 최초로 1조 달러(약 1400조 원)를 보유할 것이란 기사가 나왔다”며 “노동자와 부유층의 소득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60년 전 최고경영자(CEO)들은 노동자보다 4∼6배 많은 돈을 받았지만 현재 노동자의 600배를 받는다.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돈보다 생명, 가족, 사회의 가치가 훨씬 중요한데도 사람들이 이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선 5일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전체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4억2374만 주를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 보상안의 최대 가치는 약 9750억 달러(약 1365조 원)로 알려졌다.

레오 14세는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재위 1878∼1903년)의 정신을 계승해 교황명을 지었다. 레오 13세는 1891년 가톨릭 최초의 ‘노동 헌장’ 회칙을 선포했다.

한편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구촌 분쟁에서 교황청의 역할에 대해 “평화를 옹호하는 일과 중재자의 역할은 구분하고 싶다”며 “두 가지는 몹시 다르고 후자는 전자만큼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전쟁이 시작된 후 교황청은 한쪽 편이 아닌 진정한 중립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희망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인간 본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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