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입 합격점수 분석
5개 교대 수시 합격점수 살펴보니
평균 3.22→3.61등급으로 하락… 춘천교대에선 7등급대 나오기도
교권 추락-신규 임용 규모 줄며 수험생 선호도 낮아진 걸로 보여
현직 저연차 교사 62% “이직 희망”… 민원-소송 등 늘어 교권 보호 시급
하지만 최근 교권이 추락하고 교원 신규 임용 규모가 줄며 수험생이 선호하지 않는 곳이 됐다.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일부 교육대학(교대)의 합격 점수가 수시모집은 내신 7등급대, 정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4등급대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줄어드는 학령인구를 고려해 2025학년도 교대 정원을 줄였는데도 합격 점수가 하락해 수험생과 대학가는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교육의 질은 가르치는 사람의 질을 넘어설 수 없는데 공교육이 계속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모집 인원 줄었는데 합격 점수 하락
지난달 29일 종로학원이 서울교대 춘천교대 광주교대 청주교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2025학년도 대입 합격 점수를 분석한 결과 수시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평균 내신 합격 점수는 3.61등급으로 전년(3.22등급)보다 하락했다. 이미 2024학년도 대입에서도 1년 전(2023학년도 2.74등급)보다 하락해 3등급대로 떨어졌는데 2025학년도는 2023학년도에 비해 1등급 가까이 내려갔다.전형별로 합격 점수가 6등급대까지 내려간 교대도 있었다. 춘천교대 교직적·인성인재전형은 등록자의 80% 컷 최저점수가 6.35등급으로 1년 전(5.72등급)보다 0.63등급 하락했다. 5개 교대에서 수시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2023, 2024학년도엔 합격 점수가 6등급대가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춘천교대는 2025학년도 수시 특별전형인 국가보훈대상자 전형에서 최저 합격 점수가 7.02등급이었다.
정시 일반전형 합격 점수도 떨어졌다. 광주교대는 수능 국어 수학 탐구 2과목 백분위 80%컷을 기준으로 공개했는데 68.33점으로 2024학년도(72.17점)보다 3.84점 하락했다. 백분위가 60점대라는 건 수능 4등급 중 반대 구간을 의미한다.
입시 업계나 대학가에선 정원이 이미 줄어든 상태에서도 2025학년도 교대 합격 점수가 하락한 것이 충격적이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5개 교대의 2025학년도 모집 인원은 1258명으로 1년 전보다 10.3%(144명) 줄었다. 일반적으로 지원자 규모가 같으면 모집 인원 축소 시 경쟁률, 합격 점수가 오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모집 인원이 줄었는데도 교대 합격 점수가 하락한 건 상위권뿐 아니라 중위권대 수험생에게도 교대 선호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라며 “2026학년도에도 추세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교사 (양성과) 관련된 정책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교육 추락 우려저연차 교사들은 이직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서교원)이 현직 초중고 교사 2503명에게 물었더니 ‘향후 기회가 되면 이직하고자 한다’고 답한 경력 8년 이하의 초등 교사 비율은 62.0%였다. 이직을 희망하는 초등 교사를 교직 경력별로 나눴을 때 13년 이하는 60.8%, 4년 이하는 58.0%였다.
교육계에서는 교사의 인기와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교권 추락이나 빈번한 민원과 소송 탓이라고 본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신규 채용 규모가 줄며 과거처럼 졸업 시 바로 임용되지 못하는 것도 맞지만, 취업은 일반 학과가 더 어려운 만큼 다른 요인 영향이 더 크다는 해석이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올 초 현장 체험학습 중에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에 대한 교사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 등에서 알 수 있듯 최근 교사 사이에서는 “언제든 범죄자가 될 수 있다”며 자조적인 반응이 나온다.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는 “작은 일만 벌어져도 학교나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소송을 하는 학부모가 많고, 소위 ‘금쪽이’라고 불리는, 정신 질환 등의 문제로 다루기 힘든 아이도 늘었다”며 “교사로서 직업에 회의가 들 때가 많다”고 전했다.
문제는 교사 자질과 만족도가 떨어지면 공교육은 계속 추락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는 29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학생 수는 전년보다 8만 명이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또 올랐다. 현재도 상당수 학부모는 “학교만 보내면 대입에서 성공할 수 없다”, “교사는 해주는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더욱 의존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대 합격 점수까지 계속 떨어지면 공교육 불신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교육부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보호법을 강화하는 등 학교 문화를 바꿔 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초등학교 교육 질 저하가 중고교로도 이어질 것이란 비판이 높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일반 회사에서 업무와 관련된 소송이 걸리면 법무팀이 나서지만, 교사는 개인이 변호사 선임부터 모든 절차를 혼자 해야 한다”며 “국가가 나쁜 고용주로서 교사에게 무한 책임을 지게 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우수한 학생이 교대에 진학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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