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훈련중 사고 목격한 소방대원들
전복된 차량서 운전자 구조 응급처치
현지 소방서, 공식 SNS로 감사 인사
17일 소방청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13일 오후 10시 50분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 I-76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두 대가 충돌하면서 빨간색 픽업트럭 한 대가 공중으로 튕겨 오른 뒤 수차례 구르며 전복됐다.
당시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하던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대원 5명은 사고 장면을 목격한 직후, 타고 있던 차량을 갓길에 정차시키고 즉시 현장 구조에 나섰다. 이기평 소방장(39)은 “차량이 튀어 오르더니 우리가 탄 차 20cm 앞에서 멈췄다”며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차에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대원들은 911에 신고한 뒤 전복 차량의 뒷유리를 통해 내부로 진입해 의식과 호흡이 없던 70대 남성 운전자를 꺼냈다. 반바지 차림에 구조장비도 없었지만 누구 하나 개의치 않았다. 이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며 긴급 구조에 나섰다. 구조에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이기평 편영범 조인성 소방장, 김영진 소방교와 전남소방본부 소속 김구현 소방위 등 5명이 참여했다.환자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구조 현장을 접한 미국 애덤스카운티 소방서는 15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구조대원들의 즉각적이고 침착한 대응은 모든 소방관이 본받아야 할 교과서 같은 행동이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신속한 CPR과 현장 통제로 효과적인 구조 작업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방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 날 현지 소방관 동료들도 뉴스를 접하고 대단하다고 해주더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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