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드라마 ‘가족계획’
특수 능력 가진 피 안 섞인 가족
파렴치범 소탕하는 활약 그려
넷플릭스 드라마 ‘트렁크’
상처 품은 채 계약결혼한 남녀
사랑으로 변화하는 모습 묘사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가족이 된 사람들의 사랑과 연대를 그린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엄마가 우리 지우 절대 다치지 않게 꼭 지켜줄게. 약속해. 엄마가 그 인간 잡아서 세상에서 완전 지워버릴 거거든.”
쿠팡플레이 드라마 ‘가족계획’은 특수 요원을 기르는 특수교육대에서 탈출해 가족을 이룬 이들이 한 도시에 정착해 악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피는 안 섞였지만 한영수(배두나), 백철희(류승범) 부부와 아들 지훈(로몬), 딸 지우(이수현),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인 백강성(백윤식)은 서로를 아끼며 단결한다.
‘가족계획’은 블랙코미디 히어로물이다. 이들 가족은 각자가 가진 특수한 능력으로 악당을 처단한다. 가장 화끈한 능력은 한영수가 선보이는 브레인 해킹이다. 한영수는 타인의 기억을 조작하고 정신적 고통을 주는 이 기술을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든 파렴치범들에게 사용한다. 신나는 표정으로 브레인 해킹을 시작했다가 눈물을 흘리며 기술을 마치는 배두나 배우의 신들린 연기가 1회부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악당을 징벌하는 히어로물이지만 ‘가족계획’의 서사는 가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들이 연쇄살인범과 조직폭력배, 성범죄자를 소탕하는 것은 오직 가족들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서다. 특수교육대의 추격을 피해 조용히 숨어 살려 하지만 자꾸 악인들과 엮이며 의도치 않게 정의를 실현한다. 주로 집안의 아이인 지훈, 지우가 처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족이 뭉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사이가 돈독해진다. 11월29일 공개를 시작한 6부작 드라마 ‘가족계획’은 현재 4회까지 공개됐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한 회씩 공개된다.
“난 당신 안꼬셔요. 그러니까 당신도 내 앞에서 편해져요. 당신이 그냥 당신이어도 내 앞에선 괜찮다고.”
넷플릭스 드라마 ‘트렁크’(연출 김규태)는 1년 계약결혼의 형태로 만난 한정원(공유)과 노인지(서현진)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삶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린 시절 받은 학대로 깊은 상처를 가진 한정원은 전처 이서연(정윤하)에게 심리적 지배를 받다가 특별한 결혼정보업체 NM을 통해 노인지를 만난다. 노인지 역시 연인의 실종과 스토킹 범죄, 친구의 죽음으로 아픔을 겪은 인물이다.
‘트렁크’는 두 인물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상대의 행복을 바라면서 자신의 아픔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정원과 정식 결혼을 했던 이서연이 그를 CCTV로 감시하고, 심리적으로 무너뜨려 지배하려 하는 것과 대조된다. 만남의 계기나 형식이 어떻든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의 가족들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는 것은 가족과 결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한국인의 의식 및 가치관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다고 응답한 비중은 2022년 17.6%로 6년 전인 2016년(26.7%)에 비해 9.1%포인트 급감했다. ‘동거도 결혼의 한 형태로 인정해야 한다’도 2016년 50.2%에서 2022년 67.3%로,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71.3%에서 61.7%로 급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