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신안산선 붕괴 두달…빛가온초, 공원서 체육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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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 11일 사고 발생 후 두 달이 지났으나 현장엔 휘어진 철골 더미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임형택 기자

16일 오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 11일 사고 발생 후 두 달이 지났으나 현장엔 휘어진 철골 더미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임형택 기자

16일 오전 경기 광명시 일직동 도로변.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현장엔 휘어진 철골 더미와 공사 자재가 여전히 방치돼 있었다. 사고 전 북적이던 도로에선 차량들이 자취를 감췄고, 추가 붕괴 우려로 인근 동네에는 인적이 끊겼다.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 복구가 지연되면서 주민과 상인들의 혼란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사고 현장에 접한 학교 학생들은 운동장 사용이 금지돼 인근 수변 공원에서 체육활동을 하는 실정이다. 일부 주민은 임시 숙소를 전전하며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안전 우려에 복구 작업 ‘난항’

광명시에 따르면 지난 4월 11일 붕괴된 현장에 대한 복원 공사는 사고 54일 만인 이달 4일에야 시작됐다. 통상 공사장 붕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인근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속 조치와 복구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과 비교된다. 2월 안성 고속도로 교각 붕괴 사고의 경우 발생 7일 만에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안전 문제 때문이다. 지하 터널과 지상 도로가 함께 무너져 내리자 추가 붕괴를 우려한 관련 기관이 복구를 위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룬 영향이 크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후 20일이 지나서야 안전 진단을 시행하고 46일 후에야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했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의 공사허가도 한 달이 걸렸다. 이마저도 사고조사에 방해가 될 경우 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장마철 집중호우가 내리면 2차 붕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광명시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물이 고일 경우 진행 중인 복원 공사가 다시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국토부와 별개로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렸지만,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치형 터널 두 개가 합류하는 지점에 설치한 콘크리트 기둥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휘어져 버린 게 원인으로 추정되는 정도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안전 진단과 복구가 병행되는 만큼 주변 도로는 오랜 기간 통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철판을 활용한 임시 도로를 지어 불편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일상복귀 지연에 주민들 한숨

인근 지역 주민과 상인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사고 현장 바로 앞 상권은 차량 통행이 끊기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타이어 매장 앞엔 ‘임시 휴업 중’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고, 인근 식당 두 곳은 영업을 중단했다. 카센터 직원 A씨는 “평소 손님으로 붐볐는데,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직원은 일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빛가온초 학부모도 불편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있다. 학교 운동장에는 사고 여파로 2m 안팎의 S자형 균열이 생겨 출입이 통제됐다. 이 때문에 야외 수업과 체육활동은 인근 시민공원과 실내 강당에서 이뤄지고 있다. 학부모 박모씨(41)는 “사고 직후 전학을 검토했다”며 “학교 건물에도 균열이 났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붕괴 사고 이후 21가구의 주민 약 55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임시숙소에서 거주하고 있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복귀를 거부하는 주민도 있다. 그러는 사이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측과 주민 간 진행 중인 보상 협의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2차 붕괴를 막기 위해선 사고 현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며 “시공사는 복구 계획과 안전 조치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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