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서 경기 서부권을 연결하는 신안산선 공사 구간 중 경기 광명시 일직동 건설 현장에서 지하 터널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부 1명이 실종되고 1명이 고립돼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사고 발생 전부터 붕괴가 우려돼 현장은 통행이 제한된 상태였다.
◇지하 터널 붕괴…2명 실종·고립
11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3분께 광명 일직동 양지사거리 인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터널 보강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5-2공구는 총사업비 3975억원이 투입해 2020년 4월에 공사를 시작했다. 이번 사고의 여파로 완공 시기가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 17명이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이 사고로 작업을 하던 관계자 5명이 한때 연락 두절됐다. 이 중 3명은 안전한 상태로 확인됐다. 실종된 2명 1명은 연락이 닿았지만, 다시 연락이 끊겼다. 또 다른 실종자인 굴착기 기사 1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지하 공간이 붕괴하면서 왕복 6차선 도로인 오리로는 U자형으로 일그러지는 등 푹 꺼진 모습이었다. 인근 상가 시설물 일부와 컨테이너 박스가 사고와 함께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이로 인한 추가 인명 피해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는 ‘붕괴할 수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 지 15시간여만에 발생했다. 이날 0시30분쯤 해당 현장에서 ‘투아치(2arch)’ 구조로 시공 중인 지하 터널 내부의 가운데 기둥(버팀목) 다수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 작업자들은 터널 안쪽에서 야간작업을 하던 도중 ‘쿵’ 소리와 함께 붕괴 조짐을 느껴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아치 구조란 터널을 상하부 아치로 나눠 시공하는 방식을 말한다.
신고 접수 이후 광명시는 오리로 양지사거리부터 호현삼거리까지 1㎞ 구간에 차량과 사람의 통행을 모두 제한했다. 또 이 일대를 통과하는 4개 노선버스도 우회시켰다. 경찰은 순찰팀과 순찰차를 배치하고 기동대 1개 제대를 배치해 교통 통제에 나섰다. 사고 당시 기동순찰대 6개 팀(41명)을 배치한 상태였다.
◇60명 투입해 실종자 수색
소방청은 사고 발생 직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서고 있다. 소방 드론을 띄우고 소방 차량 21대와 인력 60명이 투입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등은 사고 발생 직후 작업이 안전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원인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신안산선 제5-2공구는 국토교통부가 발주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3975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2020년 4월 착공해 이달 중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준공이 내년 12월로 미뤄진 가운데 이번 사고가 발생해 준공은 더 지연될 전망이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경찰에 미리 연락해 도로 통제를 취하고 야간 작업하는 인원들을 대피시켰던 상태”라며 “원인은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안산선은 경기도 서남부의 안산시~시흥시~광명시를 거쳐 서울 서남부 등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노선이다. 총 16개의 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류병화/김다빈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