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선 나바로·인사선 머스크 제압…트럼프 정부서 위상커진 美재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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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의사결정 소외됐던 베선트
트럼프 정책 혼란에 다시 주목
관세유예 트럼프 설득 이끌고
국세청장 임명 알력다툼도 승리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회의를 마치고 경제부 청사를 나오고 있다. [로이터 연합]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회의를 마치고 경제부 청사를 나오고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때 ‘핵심’ 의사결정에서 밀려난 듯 보였던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트럼프 정부의 ‘실세’로 꼽혔던 인물들을 차례로 제압하며 나날이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는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국세청장 인선을 두고 벌였던 알력다툼에서 승리하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총괄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제치고 상호관세 유예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베선트 장관은 국세청장 직무대행에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켄더를 임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국세청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어야 하며, 포켄더가 이 순간 그 적임자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보수진영의 유명인사로 꼽혀온 게리 섀플리가 국세청장 직무대행에 임명된 지 사흘만에 교체 발표가 나온 것이다.

NYT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번 결정은 머스크에 불만을 품은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했다. 베선트 장관은 머스크의 정부효율부가 백악관을 통해 섀플리 임명을 추진하면서 국세청을 관장하는 자신에게는 상의도, 승인도 구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이며 대행을 교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섀플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에 대한 탈세 조사를 법무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수진영에 이름을 알렸다. 국세청은 최근 서류미비 이민자 단속을 위한 납세자료를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제공하기로 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가 아닌 베선트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은 베선트 장관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 인선 당시 베선트 장관 지명에 공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재무장관에 선임된 이후에도 관세 등 핵심정책 논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등 입지가 좁아졌다.

하지만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는 결정을 이끌어내면서 위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상호관세 대상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을 총괄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간판’ 측근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가운데 베선트 장관은 관세 정책을 주도해온 나바로 고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새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 오전 베선트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로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유예를 설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 주변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베선트 장관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의 회의 때문에 백악관 내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곧장 오벌오피스로 향한 것이다.

두 장관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관세 유예 결정을 즉시 발표하자”고 제안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그 사실을 발표할 때까지 자리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나바로 고문은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읽고 매우 놀랐다는 전언이다.

나바로 고문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1·6 의회 난입사태 조사를 위한 하원 특별위원회 출석을 거부하면서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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