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바짝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대(對)중국 관세에 대비해 제품 출하 속도를 높인 영향이다.
14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579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7.5%에서 19.0%까지 늘어나며 1위인 삼성전자(19.9%)와의 격차를 0.9%포인트까지 줄였다. 삼성전자는 1분기 6060만대를 출하하며 같은 기간 출하량이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크게 늘어난 아이폰 출하량은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을 함께 끌어올렸다. 1분기 스마트폰 3억49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30만대)과 비교해 1.5% 늘었다.
다만 애플의 이번 시장 점유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 관세 부과에 앞서 출하량을 늘린 ‘반짝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에 대비해 재고를 비축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IDC는 “공급 급증은 비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실제 소비자 수요를 기반으로 한 예상치보다 1분기 출하량이 부풀려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출품에 최대 145%까지의 관세를 부과했다가 지난 11일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상호관세 적용을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를 포함해 일부 제품에 대해 품목별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