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며 수업 거부와 본관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길에서 앉아 시위를 하는 연좌시위(Sit-in) 대신 학교와 전공이 적힌 점퍼 이른바 ‘과잠’을 길에 펼쳐놓고 시위를 이어 가고있다.
12일 오전 11시 30분쯤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공학 전환 반대 총력대응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목표가 실현될 때까지 수업 거부와 본관 점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약 200명의 동덕여대 학생이 본관 앞에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쓰고 모여 ‘대학 본부는 공학 전환 철회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동참했다. 이들은 학교 측에 △공학 전환 전면 철회 △총장 직선제 추진 △남성 외국인 유학생 협의를 요구했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동덕여대는 ‘여성 교육을 통한 교육입국’이라는 창학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며 “학교는 학령 인구 감소라는 이유로 설립 이념을 부정하고 있다”고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촉구했다.
총학생회, 각 단과대 학생회, 동덕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이 모여 발족한 총력대응위원회는 학교가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때까지 본관을 점거하고 수업을 거부하며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한편 성신여대 총학생회도 동덕여대 공학 전환 철회에 연대의 뜻을 밝혔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1일 입학관리실에서 게시한 ‘2025학년도 전기 외국인 특별전형 신·편입학 모집 요강’을 통해 교내 국제학부 소속으로 외국인 남학생이 재학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남성 재학생 수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연좌시위는 미국에서 민권운동이 활발해질 무렵인 1960년 2월 1일 흑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신입생 네 명이 ‘울워스’에 위치한 한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했지만 거절당하자 그때부터 앉아 벌인 무폭력 평화 시위의 한 방법이다. 이들은 백인들의 ‘협박’과 ‘조롱’에도 불구하고 말없이 앉아서 버텼고, 이 전략이 연좌시위의 시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