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5% 낮췄지만 매출 제자리
중동·유럽·아시아 등은 실적 양호
미국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가장 먼저 줄인 것은 ‘과자’였다. 펩시코가 도리토스와 레이즈 등 대표 스낵 가격을 최대 15%까지 낮췄지만 북미 스낵 판매량은 끝내 끌어올리지 못했다.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미국 소비 회복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몬 라과르타 펩시코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가계 예산이 빠듯해지면서 식음료 시장 성장세가 둔화했다”고 밝혔다.
펩시코 북미 스낵 사업의 판매량은 6월 13일까지 3개월 동안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제품 가격을 낮춘 영향으로 유기적 매출은 오히려 2% 감소했다. 유기적 매출은 환율 변동과 인수·합병 등의 효과를 제외하고 기존 사업에서 실제로 얼마나 매출이 늘거나 줄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펩시코는 올해 2월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을 앞두고 스낵 가격을 최대 15% 낮추며 소비 회복을 유도했다. 그 효과로 북미 스낵 판매량은 1분기에 약 3년 만에 처음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회복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분기 들어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부담이 다시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비필수품 지출을 줄였고, 스낵 판매량도 다시 정체됐다. 가격 인하에도 판매량은 제자리걸음에 그쳤고,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해외 사업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중동과 베트남, 태국, 중국, 유럽 등에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고, 북미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의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펩시코의 전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242억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순이익도 약 30억달러로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다만 생활비 부담뿐 아니라 가공식품 기피 현상과 식욕을 억제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에 따라 스낵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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