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장관에 'AI 전문가' LG 출신 배경훈…"AI 국정 철학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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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23 15:32 수정2025.06.23 15:32

배경훈 LG AI연구원장 / 사진=이솔 기자

배경훈 LG AI연구원장 / 사진=이솔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지명했다. 네이버 출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이어 LG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을 설계한 테크 전문가가 과기정통부 수장으로 낙점되면서 'AI 3대 강국'이라는 국정 철학이 인사로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AI 학자이자 기업가인 배 후보자는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 산업훈장을 받은 인재"이라며 "AI 3대 강국을 위해 어렵게 모신 분으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광운대에서 전자공학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친 공학박사이자, 미국 컬럼비아서던대학교에서 경영학(MBA)을 수학하며 과학기술과 경영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빅데이터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하며 글로벌 기술 리더들과의 네트워크도 다졌다.

배 후보자는 박사 과정 중 참여한 벤처 '3R'에서 영상인식 및 3차원(3D) 기술을 개발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삼성탈레스와 SK텔레콤 미래기술원을 거쳐 LG경제연구원, LG유플러스, LG사이언스파크를 두루 거쳤다. 2020년 LG그룹이 설립한 LG AI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임명돼 엑사원 모델을 선보였다.

엑사원은 2021년 최초로 공개됐으며 2023년부터는 본격 상용화에 돌입했다. 엑사원은 그 해 초거대 AI 모델로서의 우수성과 상용화 성과를 인정받아 배 후보자는 '제7회 대한민국 디지털 미래혁신 대상'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배 후보자는 지난해 '엑사원 3.0'을 오픈소스로 배포하고 패러미터 규모별 모델군을 출시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엑사원 32B' 모델은 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인 에포크AI로부터 '주목할 만한 AI 모델'로 선정됐다. 올해 들어서도 '엑사원 딥'을 선보이며 산업용 AI 모델의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 중이다. 엑사원 딥은 수학·과학·코딩에 특화된 모델로, 교육·연구 분야에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정책 참여 이력도 주목된다. 배 원장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외에도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AI 정책 협의회, 초거대AI추진협의회 등 다수의 자문 기구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는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직도 함께 맡고 있다. 기술뿐 아니라 거버넌스, 윤리, 산업 육성 전반에 관여해온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3년에는 아시아비즈니스혁신학회로부터 혁신기업가 대상, 한국인공지능학회로부터 기업인상도 수상하며 민간과 학계를 아우르는 입지를 다졌다. 현재는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산하 AI 정책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회원으로 활동 중인 한국공학한림원에서도 기술정책 논의에 기여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AI 관련 주요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며 한국형 AI 모델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월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AI 현안 공청회에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지 않으면 국가전략자산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반드시 내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사업자가 입찰에 불참하면서 손질이 불가피해진 국가AI 컴퓨팅센터 사업 향방도 주목된다. 과기정통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매입해 정부 51%, 민간 49% 지분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를 설립할 예정이었지만 IT 업체들은 불확실한 사업성을 이유로 두차례 사업 공모에 모두 불참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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