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추정 어금니 2점 출토
“백제사 연구에 중요한 발견”
유리옥 달린 금귀걸이도 나와
백제 왕들의 묘가 모인 충남 공주 왕릉원에 있는 2호분의 주인이 백제 개로왕(21대)의 직계 후손 가운데 유일한 10대 왕이던 삼근왕(465∼479)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백제가 한성에서 웅진으로 도읍을 옮겼던 ‘웅진기’ 초기부터 이미 안정적 체계를 갖추고 주변국들과 활발하게 교역했다는 걸 보여주는 유물들도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1∼4호분’ 조사 성과를 밝히는 공개회를 가졌다. 왕릉원 1∼4호분은 무령왕릉 북동쪽에 있는 무덤으로 모두 일제강점기에 도굴됐다. 1927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간단한 조사를 하긴 했으나 기록은 많지 않다. 연구소 측이 96년 만인 2023년에 해당 유적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귀걸이와 함께 발견된 반지는 은에 줄무늬를 새기고 금을 도금했다. 경주 황남대총 북분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반지가 발견된 적이 있다. 황 소장은 “당시 백제와 신라 왕실의 혼인 정책이 이뤄졌다는 기록을 뒷받침한다”며 “양국 왕실 사이에 장신구 스타일과 제작 기법이 공유됐다는 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태국산 납 성분이 포함된 유리 옥 등도 발견돼 당시 백제가 주변국들과 활발한 무역을 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했다. 황 소장은 “일반적으로 백제의 정치적 혼란기로 인식되던 웅진기에도 나름 안정적인 체계와 대외적인 교류를 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는 귀중한 성과”라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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