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부처·기관 통폐합
공무원 20%가량 대규모 감원할 듯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 이끌 일론 머스크
9일 2조弗 예산 삭감 계획관련 생각 밝혀
베트남 정부가 1980년대 개혁·개방(도이머이) 이후 최대 규모의 정부 조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대량의 공무원 감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등에 따르면 베트남 내무부는 현 18개 부처·4개 부처급 기관·8개 기타 정부 산하 기관 등 30개 중앙 정부 부처·기관을 14개 부처·3개 부처급 기관·5개 정부 산하 기관 등 22개로 재편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기획투자부가 재무부에, 노동보훈사회부가 내무부에, 교통부가 건설부에, 정보통신부가 과학기술부에 각각 통합된다. 농업농촌개발부와 천연자원환경부는 농업환경부로 합쳐진다. 소수민족 문제와 종교 문제를 담당하는 민족·종교부가 신설되고 대신 기존 부처급 기관인 소수민족위원회는 폐지된다.
국방부, 공안부, 법무부, 외교부, 산업통상부, 교육·훈련부, 보건부,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부는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 사무소·감사원·베트남중앙은행(SBV) 등 3개 부처급 기관과 베트남국가과학기술원·베트남국가사회과학원·베트남TV(VTV)·‘보이스오브베트남’(VOV) 라디오·VNA 등 5개 정부 산하 기관도 남게 된다.
이번 개편은 베트남이 1986년 도이머이 정책으로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최대 규모의 정부 조직 개편이다. 블룸버그는 베트남 정부가 조직 개편으로 공무원 규모를 약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구조조정 대상이 된 공무원들 사이에선 불안과 우려가 퍼지고 있다. 전·현직 정부 고위직 등에 따르면 약 10만 개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부터 공산당원·공무원 수십만 명이 우려할 것이라는 언급 등이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베트남 국가서열 1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지난달 “때로는 건강하고 강한 몸을 갖기 위해 쓴 약을 먹고 고통을 참으며 종양을 잘라내야 한다”면서 개편이 “반드시 해야 하는 매우 시급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럼 서기장은 지난해 10월에는 국가 예산의 약 70%가 공무원 등의 급여와 정기적인 정부 지출에 들어가 주요 투자 프로젝트에 투입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도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그 돈을 서로 먹이는 데만 쓰면 (핵심 인프라를) 개발할 돈이 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와 호찌민을 잇는 670억 달러(약 98조 5천억원) 규모의 남북 고속철도 사업, 원전 개발 사업 등 막대한 자금이 드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여럿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기업 등 투자 유치를 위한 세금 감면 등의 영향으로 세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재정 적자를 겪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8% 수준으로 설정하고 대규모 교통 인프라 사업 지출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향후 5년간 약 113조 동(약 6조5천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오는 20일 취임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신설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수장으로 앉히고 연방 정부의 규모 축소 등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효율부는 미 연방 정부의 정식 부처는 아니지만, 백악관에 정책 자문을 제공하는 한편 백악관 예산관리국과 협력,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이끌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작은 정부’, ‘효율적 정부 체계’ 구축 책임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11월 현 바이든 정부의 지출 과다·재정 낭비를 지적하며 “최소 2조 달러 예산을 감축하는 한편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2조 달러 규모의 연방 예산 삭감 계획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자문관을 지낸 정치 전략가 마크 펜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 예산 2조 달러 삭감 계획은 최대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X를 통해 중계된 화상 인터뷰에서 펜이 “2조 달러가 현실적인 숫자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머스크는 “2조 달러 삭감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다. 2조 달러를 ‘최상의 결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목표를 크게 잡아야 한다”면서 “2조 달러를 목표로 노력해야 최소 1조 달러 삭감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놀라운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면서 “예산 적자 규모를 2조 달러에서 1조 달러로 줄이고, 경제 규제를 풀어 추가 성장을 이뤄 상품 및 서비스 생산이 통화량 증가와 보조를 맞추게 되면 인플레이션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