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증권(RP·레포) 매입을 정례화한 지 한 달, 한은 공개시장부는 콜·레포 금리 등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기준금리와 유사하게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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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희 한국은행 공개시장부 부장(사진=한국은행) |
공대희 한은 공개시장부 부장은 최근 한은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단기자금시장 금리인 콜금리와 레포금리의 기준금리 스프레드(금리차)가 각각 많이 줄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양방향 매매를 정례화한 만큼 향후에도 시장 안정화를 위해 기관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공 부장은 “상반기 콜금리 일평균 스프레드는 2bp(1bp=0.01%포인트), 레포금리는 6bp였는데 정례화 제도 도입 이후 콜은 0.5bp, 레포는 1.1bp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매입 정례화에 대한 시장 참여율이 높은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레포 매입 응찰률은 비상계엄 시국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진 129%, 올해 3월부터 개편 전인 7월 초까진 122%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10일 정례화 이후부턴 평균 147%를 기록했다. 20%포인트 넘게 오른 수치로 시장이 그만큼 레포 매입을 위한 응찰금액을 늘렸다는 의미다.
공 부장은 “사실 한은은 지난 2008년 이전까지 양 방향으로 매각과 매입을 병행하며 레포 금리를 관리했다”며 “2008년 들어 워낙 초과 공급된 유동성이 많아졌기에 매각, 흡수 위주로 정례화했지만 현재는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많이 줄어든 만큼 매입 정례화의 필요성도 있던 차에 (제도를 도입해) 시장 반응이 꽤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입 정례화 시행 한 달이 지난 만큼 시중은행과 증권사·운용사 등 장내 참여 기관들로부터 여러 피드백도 받았다고 했다. 공 부장은 “확실히 비정례 매입에서 정례화로 바뀌니까 여러 곳들로부터 계획적으로 자금운용조달 전략을 짤 수 있다는 반응을 들었다”면서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단기금리가 기준금리 대비 상당히 안정적으로 움직이면서, 시장 자체 변동성도 줄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아직 참여 기관들의 한은 단기자금시장 관리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이 호의적인 평가가 이어지도록 시장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 부장은 한은에서 10년 넘게 시장과 소통을 해온 단기시장운영 전문가다. 그는 “시장 사람들과 단기자금시장을 관리하고 형성, 만들어나가는 게 스스로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면서 “중앙은행 입장에서 시장금리가 보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레포 양방향 매매 정례화로 내부 직원들의 업무는 확연히 늘었다며, 내부에서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 부장은 “아무래도 목요일에 정례적인 매각만 하다가, 화요일에는 매입을, 목요일에는 매각으로 제도화되다 보니 직원들의 오퍼레이션(운영) 업무가 두 배로 늘었다”면서 “업무 부담이 늘었지만 한은 조직 중에서 가장 시장 최전선에 나와 있는 부서다 보니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