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위기·기술 유출도 국정원이 다룬다…정보위 문턱 넘은 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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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국가정보원의 직무 범위에 ‘경제 안보’를 명시하는 내용의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이 7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과했다. 공급망 불안정과 핵심 기술 유출 등 경제 영역의 안보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관련 정보를 수집·작성·배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법 개정안이 정보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제적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국정원의 정보 수집·작성·배포 직무에 경제 안보를 명시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 이 의원 등 여야 의원 12명이 발의안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현행 국정원법상 국정원의 직무는 방첩, 대테러, 국제범죄조직 등에 관한 정보 수집·작성·배포 등으로 규정돼 있다. 그동안 반도체, 배터리, 에너지, 핵심광물 등 공급망 리스크와 첨단기술 유출이 국가안보 문제로 떠올랐지만, 국정원이 경제 안보 관련 정보를 다룰 직접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이 최종 통과되면 국정원은 공급망 조기경보와 핵심기술 탈취 동향 등 경제 안보 관련 정보활동을 보다 명확한 법적 근거 아래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에는 사이버 안보 정보활동 범위를 넓히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의원은 “사이버 안보 정보활동 대상에 국제 해킹조직 활동으로 ‘확정’된 경우뿐 아니라 ‘의심’되는 경우를 명시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담겼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국제 또는 국가 배후 해킹조직 활동으로 의심되지만 명백히 확인되지 않은 경우 국정원의 정보 수집·조사 권한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 배후 해킹조직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개인정보 대량 유출이나 기업 대상 침해 사고 등에 대한 국정원의 대응 근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오른쪽)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오른쪽)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정보위에서는 북한의 개정 헌법에 대한 국정원의 현안 보고도 이뤄졌다. 국정원은 올해 3월 열린 북한 제15기 1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된 개정 헌법에 대해 “‘두 국가’ 기조를 분명히 했지만 대남 적대성은 상당히 줄였다”고 평가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국경선을 북쪽으로 중국·러시아,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한 곳으로 규정하는 영토 조항을 신설했지만, 전시 대한민국을 평정해야 할 대상이나 주적으로 교양해야 한다는 내용은 헌법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박 의원은 “(북한이) 이번 헌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과의 단절은 분명히 하지만, 그것이 대한민국에 대한 공세적 의미보다는 현상 유지와 상황 관리에 방점을 뒀다고 (국정원은)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1월 시정연설에서 남북을 동족이나 민족이 아닌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헌법 개정을 지시했지만, 실제 개정 내용에는 대남 적대 문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또 이번 개헌을 통해 김정은 1인 영도 체제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국무위원장을 최고영도자이자 국가 수반으로 정의하고, 헌법상 위상도 기존 최고인민회의보다 앞세웠다. 국무위원장에 대한 견제 장치는 삭제됐고, 핵 사용 권한도 국무위원장에게 위임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이 의원은 “핵무력 지휘권 등 광범위한 권한이 부여되고 견제 장치가 사라진 점을 통틀어 볼 때 이번 개헌의 가장 큰 특징은 (김 위원장의) 1인 통치가 더욱 공고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개정 헌법에서는 김일성·김정일 등 선대 업적 관련 표현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이 의원은 “선대 업적을 전체적으로 삭제하고 김일성·김정일의 이름도 ‘수령’으로 대체한 점이 큰 특징”이라며 “김정은 체제 핵심 통치 담론인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명기했고, 대외 정책 원칙으로 자주·평화·친선에 더해 국익 수호를 처음으로 추가했다”고 전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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