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2.0, 잘 빚은 그릇에 온기를 담다[기고/김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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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감동경영] 김경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출근길 정류장의 안내판, 횡단보도 앞 그늘막, 고속도로 갈림길의 색깔 유도선. 좋은 공공디자인은 드러나지 않으면서 우리의 하루를 조금 덜 고단하게 해 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거리와 시설을 정비하며 좋은 그릇을 빚어 왔다. 공공디자인 2.0은 그렇게 잘 빚은 그릇에 따뜻한 사랑의 온기를 담는 일이다.시설을 넘어 삶을 돌보는 디자인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가 됐고 혼자 사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역은 소멸을 걱정하고 기후 위기는 깊어진다. 시민이 공공을 만나는 자리도 웹과 앱, 키오스크로 넓어졌다. 이렇게 달라진 삶 앞에서 보기 좋은 시설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공공디자인은 ‘누구나 같은 경험을 누리는가’를 먼저 묻는 공공 문화 서비스가 돼야 한다. 제도는 이미 그 길을 열어 뒀다.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공공디자인을 진흥할 책무를 지우고 5년마다 국가 종합계획을 세우도록 정하고 있다. 제2차 종합계획(2026∼2030)은 공공디자인의 범위를 시설에서 공간과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는 데 목표를 뒀다. 올해 용산구의 주민 리빙랩 ‘용용랩’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주민이 함께 만드는 디자인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일이다.연구 기반 지속가능한 체계 계획이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세 층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는 방향과 기준을 세운다. 광역은 기초 지자체의 인력과 예산 격차를 메우는 허브가 된다. 기초는 조례와 전담 조직, 주민 리빙랩으로 생활 속 변화를 만든다. 이 체계를 오래 지탱하는 힘은 연구에서 나온다. 그래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디자인 진흥 정책과 연계해 산하에 ‘(가칭)공공디자인 컨설팅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센터는 도시·건축·복지·심리·데이터를 아우르는 다학제 연구와 현장 컨설팅을 맡고 그 성과를 학문의 체계로 쌓아 가는 공공디자인의 싱크탱크가 될 것이다. 현장의 경험이 연구가 되고, 그 연구가 다시 정책과 현장으로 돌아오는 순환이 지속가능한 공공 생태계를 앞당길 것이다. 공공디자인 2.0은 세 개의 열쇠로 미래를 연다. 보이지 않는 디자인, 경험의 디자인, 함께 만드는 디자인이다. 세 열쇠가 만나는 자리에 ‘환대’가 있고 그 끝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문화 경험 생태계가 있다.축제를 넘어 지역의 일상으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이 비전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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