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 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여권이 역풍의 소지가 있는 특검을 민감한 시기에 밀어붙이는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도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용 특검’으로 비칠 경우 중도층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있었지만, 선거 뒤 추진 동력이 약해지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는 친명계 강경파 의지가 관철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대통령 재판 문제를 먼저 정리해 강성 당원층에 성과로 내세우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위헌 논란 정면돌파할까
지난달 30일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 등 민주당 의원 31명이 발의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 8건을 포함해 총 12건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특검이 다시 수사하고, 공소 유지 여부까지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통령이 특검 임명권을 가진다. 특검은 최대 357명 규모로 특검보 6명, 파견검사 30명, 파견공무원 170명, 특별수사관 150명 등으로 구성된다.
특검의 수사 대상은 민주당이 주도한 조작 기소 의혹 국회 국정조사 범위를 넘어선다. 국조특위가 다룬 대장동·위례·김용 금품수수·쌍방울 대북송금 외에 백현동·성남FC·경기도 법인카드·공직선거법·위증교사 등 대선 이후 멈춰 있던 이 대통령 재판 전반을 다룬다.
법조계에선 위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우선 특검 제도의 본질과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견제가 아니라 구원을 위한 특검은 유례를 찾기 어렵고, 특검의 본질에 반한다”며 “대통령 사건만 특별히 다루는 것은 헌법 제11조 평등원칙 위반이고 이해충돌에도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진행 중인 재판을 특검이 넘겨받을 수 있는 권한도 권력분립 논란을 키운다. 특검은 수사기관 기록과 법원 제출 공소유지 기록을 확보하고, 기존 공판검사를 지휘·배제할 수 있다. 김상겸 동국대 법무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미 기소돼 재판에 넘어간 사건을 다시 이첩받겠다는 것은 입법부가 사법부 재판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권력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 법안”이라고 했다.
특검 요구에 따르지 않는 기관장과 공무원을 징계·문책할 수 있는 조항도 논란이다. 청와대는 조작기소 국조 특위에 이어 특검법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8월 전당대회 앞둔 친명계 포석?
민주당 안팎에서도 지방선거 직전 위헌 소지가 있는 특검법 처리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았다. 중도·무당층을 자극해 수도권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격전지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국조특위 내부에서도 막판까지 공소 유지 여부 판단과 기존 공판검사 배제 조항을 두고 신중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명계 강경파를 중심으로 “현 여권 우위 구도에서 이 문제를 조기에 정리해야 한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에 부담이 되더라도 전체 판세를 흔들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지방선거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치면 선거 이후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법안은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천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 등 친명계가 주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리멸렬한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살아있을 때 추진해야 역풍이 불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대통령 재판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정리하고 ‘공소 취소에 앞장섰다’는 점을 강성 당원들에게 부각하려는 계산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특검에 공소 취소 기능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사 중 상당수가 전당대회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 이슈가 장기화하면 검찰개혁 성과를 가져간 정청래 대표가 연임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당권파 의원들이 지선 전에 서둘러 정리하고 그 성과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은/최형창/김다빈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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