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국민연금공단 본사 인근에 ‘전북 금융 거리’를 조성한다. 국내외 금융회사 유치에 이어 금융 거리 상징물 설치와 이전 금융기관 인센티브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며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하반기 ‘금융중심지’ 지정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난 20일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전주 이전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2026년 상반기 전북 이전 금융기관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추진, 금융 거리 이정표 설치, 금융기관 인센티브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북도는 국민연금 본사 인근과 주요 금융기관 사거리 등에 ‘전북 금융 거리 이정표’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황소상과 같은 뉴욕 월스트리트식 이정표 디자인을 전북 금융 거리 콘셉트에 맞게 재해석해 도시 경관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안내 표지판을 넘어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를 시각화해 대내외 상징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전북도는 현지 금융기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향후 전주시, 국민연금과 설치 위치 및 디자인, 관련 법률 검토, 예산 확보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논의는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추진과 맞물려 있다. 전북도는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일원 3.59㎢를 금융중심지로 지정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산운용과 농생명, 기후에너지 금융을 결합한 특화 금융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위원회 평가단 구성과 현장실사,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말께 지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전북도는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 빌딩은 전주시 만성동 국민연금 본사 인근에 민간투자 방식으로 조성된다. 1단계로 지하 5층~지상 30층 안팎의 전북국제금융센터를 짓고, 2단계로 호텔·컨벤션 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전북도는 국민연금 본사 부근에 흩어져 있는 금융기관들에 센터 건립 후 입주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회사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지원도 본격화한다. 전북도는 금융중심지 조성과 금융회사 이전 유치를 위해 조례 개정과 시행규칙 제정을 통해 지원 기준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검토 중인 지원안에는 입지보조금, 사업용 설비 설치 자금, 고용보조금, 교육훈련보조금 등이 포함됐다. 입지보조금은 용지·건물 구입비 또는 임차료의 50% 이내에서 최대 50억원, 사업용 설비 설치 자금은 필요 자금의 10% 이내에서 최대 3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 이미 22개 금융사 ‘북적’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도내 이전을 완료했거나 확정한 국내외 금융회사는 총 22곳이다. 올 상반기 블랙록과 알리안츠인베스터스 등 7개 금융회사가 이전을 완료했고, 하반기에는 골드만삭스, 캡스톤자산운용, KB금융, 퍼시픽자산운용 등 4곳이 추가 이전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본부 기능 이전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상당수 금융회사의 전주 거점은 아직 소규모 사무소나 연락 기능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고용·교육훈련 보조금도 도내 거주자 채용을 전제로 하는 만큼, 운용사들이 현지 채용과 조직 확대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관건이다.
운용사들은 국민연금과의 접점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가까운 곳에 사무소를 둔 만큼 정기적인 투자 교류, 세미나, 위탁운용 관련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전주 이전의 실효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사무소를 둔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협력과 비즈니스 확대가 전주 사무소 개설의 주요 목적”이라며 “인센티브와 지원 방안이 구체화하면 더 많은 회사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 여건 개선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우수 인력을 전주로 내려보내거나 현지 채용을 확대하려면 주거, 교육, 교통, 문화 인프라가 함께 개선돼야 한다. 전북도 역시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종사자의 정주 여건 관련 의견과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책을 찾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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