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인건비 상승·구인난…베이커리 업계, 냉동생지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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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찾은 인천 중구 삼양사 인천2공장 4층. 삼양사가 520억 원을 투입해 5280㎡(1600평) 규모로 2월 말 준공한 냉동생지(냉동 빵 반죽) 생산 기지다. 주력 제품인 페이스트리 라인에서 1~2㎝ 두께로 펴진 반죽 위로 버터 시트가 내려앉자, 가이드 롤러가 양옆 반죽을 들어 올려 보자기 싸듯 버터를 감쌌다. 이어 반죽에 버터를 올려 접고 펴는 ‘라미네이션’ 공정이 반복되면서 페이스트리의 바삭한 식감을 결정짓는 24겹의 결이 층층이 만들어졌다.

이후 쿨링 터널을 통과한 반죽은 두께 4.5㎜의 사각형 시트로 잘린 뒤 최대 90분간 급속동결됐다. 이렇게 완성된 시트는 베이커리 업체에서 소시지나 과일 등 토핑만 얹어 즉시 구워낼 수 있는 반제품 상태의 반죽으로 활용된다. 양철호 삼양사 식자재유통BU장은 “페이스트리 반죽은 숙련공이 달라붙어도 7~8시간, 최대 1박 2일이 걸리는 작업”이라며 “냉동생지를 활용하면 전체 베이킹 작업의 75~90%가량을 생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베이커리 업계가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구인난 등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식품업계가 냉동생지 시장에 주목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원가와 인건비 부담을 낮추고 노동력 투입을 최소화하려는 시장 수요가 커지자 생산 설비를 확충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사는 올해 2월 말 인천2공장 물류센터에 냉동생지 전용 설비를 증설했다. 삼양사의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은 기존 파일럿(시범) 공장에서 생산해왔던 1500톤(t) 대비 3.5배가량 늘어난 5000t 규모로 확대됐다. 2017년 글로벌 냉동생지 기업 ‘아리스타’ 그룹의 제품을 수입하며 냉동생지 사업에 처음 진출한 지 9년 만에 규모 있는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삼양사가 냉동생지 생산 설비를 확충한 배경엔 최근 베이커리 업계 현장의 고충이 자리잡고 있다. 업종 특성상 인력 의존도가 높은데 최저시급은 2018년(7530원) 대비 올해 1만320원으로 37% 오르며 운영 부담이 커졌다. 원재료 값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버터 가격은 t당 4925.74달러로 2020년과 비교해 36.3%가량 올랐다.
냉동생지는 이 같은 부담을 낮추는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해동 후 바로 구울 수 있는 베이커리 제품은 전체 조리 시간을 최대 95% 단축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양 BU장은 “냉동생지를 활용하면 자영업 현장에서 자체 반죽을 만들 때보다 인건비와 원재료비를 포함한 전체 공정 비용을 약 40~5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사는 2025년 약 99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냉동생지 시장이 2030년엔 1조3000억 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사의 냉동생지 사업 부문 매출도 최근 5년간(2022~2026년)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윤병각 삼양사 유통BP장은 “이번 공장 증설로 냉동생지 매출이 전년 대비 약 60%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초엔 국내보다 시장 규모가 5배 정도 큰 일본으로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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