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 2026.02.19 서울=뉴시스
고물가와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버거가 가성비 높은 한끼 대안으로 급부상하며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식업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지난해 두 자릿수 실적 증가세를 보이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1조4310억 원, 영업이익 732억 원의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4.5%, 523% 가량 증가한 수치다.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는 지난해 매출 1조1189억 원, 영업이익 511억 원으로 각각 12.4%, 30.4% 증가하며 8년 만에 다시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BKR)도 매출 8922억 원, 영업이익 429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고, KFC는 매출 3780억 원, 영업이익 2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3%, 50.6% 증가했다.
서울 시내 버거킹 매장의 모습. 2022.7.28 ⓒ 뉴스1 조태형 기자
이 같은 호황에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최근 직장인 밀집 지역 점심값은 1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칼국수 가격은 3월 기준 1만38원으로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었다. 점심 단골 메뉴인 김치찌개백반(8654원), 자장면(7692원), 김밥(3800원)도 일제히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대비 만족도’를 기준으로 식사 메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버거는 이러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는 메뉴로 부상했다. 통상 세트 기준 7000~9000원 대 가격에 한 끼 해결이 가능하고, 애플리케이션 할인이나 점심 특가 쿠폰을 활용하면 체감 부담이 더 낮아진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구매딥데이터 보고서는 “고물가로 외식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간편식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햄버거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정크푸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백질과 채소 등을 갖춘 ‘한 끼 식사’를 강조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국내 산지 식재료를 활용한 ‘로코노미’ 전략을 앞세우고 있고, 롯데리아는 대형 치킨 원물을 활용한 메뉴를 출시하며 식사 대용 이미지를 강화했다. 맘스터치는 셰프 협업 메뉴로 화제를 모았고, 버거킹은 프리미엄 신제품을 통해 브랜드 고급화를 시도 중이다. 제로 음료, 샐러드 옵션 확대 등 건강 요소를 반영한 선택지도 확대되는 추세다.
맘스터치 신제품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 2025.1.21 뉴스1
버거 인기가 높아지며 M&A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실적 호조 속에서 버거 프랜차이즈가 가맹사업 기반의 확장성,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 디지털 주문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 등을 갖춘 업종으로 평가되며 사모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앨엔파트너스는 매각주관사 선정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비케이알(BKR)도 매각설이 거론되고 있다. KFC코리아는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에 매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