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HF공사)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국내외 주택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 주택금융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과제를 진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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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F공사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의 주택금융 80년과 우리의 도전과제’를 주제로 ‘2025 HF 주택금융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는 HF공사를 비롯해 한국금융공학회, 한국금융소비자학회, 한국금융학회, 한국부동산분석학회, 한국주택학회 등 5개 기관이 공동 주관했다.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콘퍼런스는 광복 이후 80년간의 주택금융 성과를 되짚고, 공사의 향후 과제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 공급과 주택연금 활성화를 통해 주거안정과 노후소득 기반 강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축사에서 “HF공사는 그간 보금자리론, 전월세 보증, 주택연금 등을 통해 서민 주거안정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주택금융 사각지대를 면밀히 점검하고,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고령화, 가계부채 구조 등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해외 전문가의 진단도 나왔다. 세계은행(World Bank) 주택금융 고문을 지낸 버트란드 르노 박사는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분절(geo-fragmentation)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은 고령화와 전세제도, 높은 가계부채 비율 등 구조적 특성에 비춰 주택금융의 지속가능성과 복원력 제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연금의 정책적 중요성과 가입률 제고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광욱 HF공사 주택금융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은 주제발표에서 “주택연금은 고령화 시대의 노후빈곤을 완화하고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며 “수도권과 지방 간 가입률 격차 등 공간적 불균형 해소를 통해 제도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대토론회에서는 학계 전문가들의 정책 제언이 이어졌다. 곽노선 한국금융학회장은 “HF공사는 가계부채 관리, 주택금융 시스템 개선, 부동산 PF시장 안정화 등 복합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정책적 혁신을 통해 주택금융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영우 한국주택학회장은 “민간부문의 주택금융 유동화를 통해 2차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노승한 한국부동산분석학회 부회장은 “PF보증사업을 선도하는 HF공사가 사업성 평가 및 인증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대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은 “보금자리론, 주택보증, 주택연금 등 공사의 기존 역할을 강화하면서 고령화·부동산 침체 등 현안에 발맞춘 적시적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훈 한국금융공학회장은 “고령층 소득대체율 제고를 위해 담보주택 가격 기준을 상향하는 등 주택연금 가입 대상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