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처럼 공직자의 부당 계약, 재정 비리, 권한 남용, 내부 정보 이용 등이 얽힌 토착비리를 3월부터 특별 단속한 결과 535명을 송치하고 이 중 2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 불법사채 굴리고 개인정보 조회한 공무원도
국수본이 3월부터 10월까지를 토착비리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해 단속에 착수한 이유는 지방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행위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 중부경찰서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과 전직 자치구 간부를 뇌물수수 혐의로 3월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2023년 중구 황학동 시장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 2명에게 특혜를 약속하고 각각 1000만 원과 4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이같은 지방의회 의원, 지방 공무원 및 공기업 직원 등의 비위는 연이어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예산 편성과 납품업체 선정 대가로 사례비 4억5000만 원을 받은 광역의원 등 15명을 검거했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대전경찰청은 기간제 교사 및 행정직원 채용을 대가로 수억 원의 뒷돈을 받은 학교법인 사무국장과 상임이사 등을 검거했고 이 중 2명을 구속했다.
직접 불법사채를 굴리며 내부 정보까지 악용한 지방 공무원도 적발됐다. 세무 관련 부서에서 일하던 40대 공무원은 법정이율인 연 20%를 초과해 돈을 빌려주는 등 불법사채 영업을 했다. 게다가 그는 정부 행정 시스템을 이용해 사채를 빌린 채무자와 가족들의 체납 이력까지 조회했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이 공무원이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가늠하기 위해 내부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했다고 보고 검찰에 넘겼다.
전직 공무원 등도 적발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한 기초자치단체에서 일하던 공무원은 퇴직 후 차명 업체를 설립했다. 자기가 일했던 자치단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광주경찰청은 수의계약 79건을 체결해 총 26억 원을 벌어들인 전직 공무원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알고도 눈 감아주는 행태까지 단속”경찰은 각 지역에서 장기간 유착으로 깊어진 부패 고리를 뽑기 위해 20일부터 단속을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수본에 토착비리 관련 정책 기획과 수사 지휘 업무를 전담하는 ‘지역 유착비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경찰은 “다른 업무와 겸직하지 않고 대응 TF 업무만 전담할 수 있도록 경정급 이하 4명을 새로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수사국장이 주관하는 ‘토착비리 근절 추진 점검 회의’도 실시한다. 회의는 매달 1회 이상 열어서 전국 단속 실적을 공유하고 제도개선을 통보하는 등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단속 추진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단속 대상에 ‘불법 방임’ 유형을 추가하기로 했다. 공직자 본인이 범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3자의 범행을 눈감아주는 것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의미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토착비리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의 노력뿐 아니라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제보가 중요하므로 관련 불법행위를 알게 된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제보해달라”고 덧붙였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1 day ago
4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