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8일 정씨 트레이너가 진술
이튿날 정 前후보 피의자로 입건
혐의 구체적 확인 안돼 공개 안해”

부산경찰청 수사과와 부산 금정경찰서 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후보자의 수사 내용을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경찰이 선거일 전 수사 상황을 공개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해명이다.
정 전 후보 측은 4월 27일 부산 금정구 유세 중 차량 운전자가 창밖으로 던진 음료 컵에 맞아 쓰러졌고, 이후 병원에서 뇌진탕 등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건 경위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보고 정 전 후보와 컵을 던진 윤모 씨의 관계 등을 수사해 왔다.
경찰은 “수사 내용을 공개하려면 범죄 혐의가 구체화돼야 하지만, 선거일 전에는 정 전 후보가 자신의 헬스 트레이너인 윤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 정도만 확인된 상태였다”며 “구체적인 공모 내용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그동안 경찰은 “선거 관련 사건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날 수사 경위를 설명한 데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경찰 공보 규칙에 따라 설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후보와 윤 씨는 사건 발생 전날인 4월 26일 헬스장에서 만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두 사람의 사전 접촉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5월 18일 윤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습을 가장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고, 이튿날인 19일 정 전 후보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은 5월 20일 정 전 후보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보완수사를 거쳐 6월 2일 오후 9시 40분경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 영장 집행이 선거일 다음 날인 6월 4일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대상 장소가 여러 곳이어서 3일 곧바로 집행하기에는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며 “4일 오전이 가장 빠른 집행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경찰은 6월 8일 정 전 후보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를 시작으로 모두 세 차례 조사해 범죄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수사가 지나치게 오래 걸렸다는 지적에는 “선거 사건은 부산경찰청과 부산지검 차원에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고 대검찰청 보고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며 “선거사건의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만큼 범죄 구성요건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향후 공소 유지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해 신중하게 수사했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정 전 후보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마친 뒤 16일경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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