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 방화 용의자인 60대 남성 A씨의 유족에 대한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 부검과 합동감식을 거쳐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관악경찰서는 전날 A씨 유족인 친인척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A씨 주변과 방화 아파트 거주자들을 탐문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A씨의 모친과 딸에 대한 대면 조사를 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화 피해자인 아파트 4층 거주자들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조사가 어려운 상태다. 4층 거주자 70~80대 여성 2명은 전신 화상을 입고 건물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정확한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원인을 7개월 전 벌어진 층간소음 갈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곳 아파트에 거주했던 A씨는 지난해 9월 윗집 주민과 다툼을 벌이다가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후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형사처벌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찰은 이날 소방당국과 화재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 시신에 대한 부검도 실시한다. 현장 합동감식을 통해 A씨가 창문을 개방한 뒤 불을 질렀는지 등 실내로 불을 지른 수법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변사자인 A씨가 방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 방화 과정에서 불이 붙어 사망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지난 21일 서울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화염방사기로 방화해 6명에게 중·경상을 입히고 자신도 불에 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전 8시30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진화에 나섰고 화재 발생 1시간40여 분 만인 9시54분께 완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