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마인드로 불확실성 돌파… 글로벌 감각 갖춘 MBA 인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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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aSSIST) 수석부총장 인터뷰
‘업의 창출’ 목표로 한 지식 전달
이론-기술 아우르는 융합형 교육
세계 동문과 인적 네트워크 형성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aSSIST) 수석부총장.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aSSIST) 수석부총장.
“단순히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Learning rather than knowing).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은 교육 그 자체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배움’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aSSIST) 수석부총장은 교육 철학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책 속의 지식을 아는 것을 넘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닫고 배우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aSSIST가 31년째 공동 운영하고 있는 핀란드 명문 알토대 MBA의 핵심 철학이기도 하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aSSIST 핀란드타워에서 만난 최 부총장은 “당신이 경영에 있어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몸으로 직접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는 과정에선 단순한 지식 학습을 하는 것보다 고통스럽지만 이 과정을 마치고 나면 수많은 실무 경영 사안에 대해 나만의 관점과 입장을 갖고 답을 내릴 수 있게 된다”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이 같은 경영자 마인드가 모든 영역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풀무원과 매일유업에서 부사장을 지낸 최 부총장은 1998년 알토대 MBA 과정(4기)을 밟은 알토대 동문이기도 하다. 현재는 aSSIST 수석부총장으로 본과정을 이끌고 있으며 다음 달 1일, 총장으로 취임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aSSIST) 수석부총장이 서울 서대문구 aSSIST 핀란드타워 알바알토룸에서 강연하고 있다. aSSIST 제공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aSSIST) 수석부총장이 서울 서대문구 aSSIST 핀란드타워 알바알토룸에서 강연하고 있다. aSSIST 제공

―불확실성의 시대, MBA는 어떤 의미일까.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결국 ‘기회’다. 커리어의 전환, 승진, 인생 2막의 기회다. 내가 제일 대표적인 케이스다. 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시작했지만 마케팅 석사학위를 따면서 컨설턴트로 변신할 수 있었다. 알토대 MBA를 거치면서 기업의 임원, 나아가 촤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었고,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교수가 될 수 있었다. 새로운 기회를 거머쥘 수 있었던 건 결국 학위를 통해 기회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알토대 MBA는 ‘기회의 크기’가 다른 학교와 다르다고 강조하고 싶다.”

―과정 내 어떤 특성 때문인가.

“국내 어떤 MBA보다도 실무·실전형 지식을 쌓는 데 적합한 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업무나 관심 분야에 맞게 국제 경영, 기업가정신, 비즈니스 디자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중 하나를 선택해 전문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데, 4가지 심화 트랙 모두가 현장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실무 능력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다. LG전자, LX, KB금융, 신한금융 등 많은 기업들이 핵심 인재들의 교육 창구로 알토대 MBA를 활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는 많은 교육기관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모듈형 교육이 수준 높은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한 과목을 한 학기가 아닌 3주 안에 24시간 강의해 압축적으로 마친다. 강의 기간이 짧기 때문에 그만큼 좋은 교수들을 많이 영입할 수 있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핀란드 알토대가 자랑하는 ‘오픈 플랫폼’ 시스템이다.”―오픈 플랫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과목별로 세계 유수 대학의 교수진이 직접 강의를 맡는 핀란드 본교의 융합교육 철학이 담긴 시스템이다. 경영이론뿐만 아니라 산업과 기술을 넘나드는 융합형 교육을 위해 학교 안팎의 뛰어난 교수들이 커리큘럼 각 분야에서 실무적인 전문성을 제공한다. 학교 소속 교수라 하더라도 강의를 하려면 외부의 다른 우수한 교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강의에 대한 학생 평가가 좋지 않으면 다음 학기엔 조건 없이 강의에서 제외한다. 이후 다시 기회를 줬을 때 또다시 평가가 좋지 않다면 사실상 퇴출이다. 이것을 학생들이 직접 평가해서 정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진정한 의미의 교수와 수업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셈이다.”

―알토대 MBA의 특징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혁신이다. 교육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의 문제다. 알토대는 ‘업(業)’을 만들게 한다. 혁신 기술을 만들고, 새롭게 디자인해서 경영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게 한다. 알토대의 전신이 헬싱키 경제대·공과대·예술디자인대로, 이 세 단과대를 통합해 학교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혁신적인 철학의 발로다. 둘째는 글로벌 수준의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MBA 3대 인증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유럽교육수준향상시스템(EQUIS), 국제MBA협회(AMBA) 인증을 획득한 세계 경영대학원 1%(124곳)에 해당하는 ‘트리플 크라운’ MBA다. 셋째는 경쟁력에 대한 연구 역량이다. 국가, 기업, 지방, 학교 경쟁력을 연구하는 데 있어 자타 공인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자랑한다.”

―인공지능(AI) 등 최근 각광받는 기술 관련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핀란드 알토대는 양자컴퓨터를 직접 가지고 있을 정도로 기술 분야에 진심인 대학교다. 하지만 기술은 그 자체로 힘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알토대 과정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업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시종일관 이 관점에서 커리큘럼이 계속 보강되고 있다.”

―폭넓은 동문 네트워크로도 유명한데….

“올해 2월 기준 알토대 MBA 학위를 받은 국내 동문 수가 4876명이다. 핀란드, 타이베이 등 글로벌 동문은 1만9000명에 달한다.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권봉석 LG 대표이사 부회장, 남궁홍 삼성E&A 대표 등 동문 상당수가 국내외 주요 기업·공공기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동문들의 네트워킹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부금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학교 차원에서 지원금을 준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1년에 한 번 본교 총장 또는 부총장이 직접 참석하는 동문 행사를 열어 글로벌 차원에서 끈끈함을 유지하고 있다.”

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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