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10월부터 건설·에너지 분야의 카르텔과 불공정행위를 중점 조사한다. 입찰 담합뿐만 아니라 계열사 부당지원과 하도급 거래 등 건설산업 전반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가 가동되면서 관련 업계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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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입법예고한 직제 개편안에 건설에너지카르텔조사과(14명)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과는 조사관리관 산하 카르텔조사국에 설치되며, 건설·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하는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전담해 집중 조사한다.
공정위가 건설·에너지 분야를 별도 조사과로 떼어낸 것은 최근 굵직한 담합 사건이 잇따른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석유화학 제품 담합과 정유사 가격담합, 건설·입찰담합 사건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해당 분야를 일회성 사건 처리에 그치지 않고 상시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과 에너지는 사건 처리 수요가 많고 업무량도 상당한 분야여서 별도 전담 조직을 두기로 했다”며 “전문성을 높이고 관련 담합 사건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취지”라고 했다.
특히 건설분야에선 ‘건설하도급조사팀’도 새로 꾸려진다. 건설에너지카르텔조사과가 입찰·가격담합과 자재·마감재 시장 담합 등 경쟁제한 행위를 들여다본다면, 건설하도급조사팀은 원·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금 미지급, 부당 감액, 불공정 특약 등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담합과 하도급 거래 관행이 동시에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공정위의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지고 제재 수위도 높아지면서 건설업 전반이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건설 카르텔 태스크포스(TF)’ 성격의 조직으로 보인다”며 “일부 건설사의 계열사 부당지원이나 하도급 거래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에서 파생되는 시장의 범위가 워낙 크다”며 “창호·샷시, 주방가구 등 마감재 사업자 간 담합은 물론 원·하도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까지 조사 범위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담합 적발 시 기업이 부담해야 할 과징금도 만만치 않다. 담합 과징금 부과기준율 하한은 종전 0.5~3%에서 최대 10~15% 수준으로 높아졌고, 중대한 담합에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전담 조직 신설과 과징금 기준 강화가 맞물리면서 적발 시 기업이 떠안아야 할 재무적 부담도 과거보다 커졌다는 평가다.
이에 업계는 입찰과 하도급, 자재 구매 등 거래 전반에 대한 내부 단속과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점검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공사는 사업 규모와 계약 금액이 커 관련 매출액이 넓게 인정되면 과징금도 수백억·수천억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며 “전담 조직이 상시적으로 시장을 들여다보는 체제가 되면 건설사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자재업체도 내부 거래 관행을 재점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건설에너지카르텔조사과 외에도 이번 직제개편을 통해 중점조사기획단과 경제분석국, 계량경제분석과, 디지털포렌식담당관, 조사교육담당관 등을 신설한다. 조사 기획과 현장조사, 디지털 증거 분석, 경제분석 등 사건 처리 전반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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