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돌봄의료센터’ 9곳 운영
경기도, 올해 2월 전국 최초 도입… 지난달까지 5507건 서비스 진행
진료-처방과 함께 복지혜택 도와
“의료수가 인상, 지속적 교육 필요”
경기 수원시에 사는 권모 씨(65)는 2016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진 뒤 고관절까지 골절돼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2020년 6월부터 흡인성 폐렴을 앓은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고 병원에서 콧줄(비위관)을 착용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매달 비위관 교체 등을 위해 통원 치료를 해야 했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정기적인 치료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권 씨 가족은 동사무소의 도움으로 ‘찾아가는 경기도 돌봄의료센터’ 서비스를 신청했다. 간단한 상담 절차를 거친 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돌봄의료팀이 자택을 방문해 욕창 등을 꾸준히 치료한 뒤 권 씨의 건강은 많이 좋아졌다. 권 씨의 아내는 “의료팀이 한 달에 3번 정도 방문해 치료를 해줘 너무 고맙다”며 “저같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방문형 의료·복지 통합서비스
경기도는 방문형 의료·복지 통합서비스인 ‘찾아가는 경기도 돌봄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올 2월부터 경기도의료원 수원·의정부·파주·이천·안성·포천병원 등 6곳에서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현재는 민간병원인 고양 일산복음병원, 화성 동탄시티병원, 시흥 신천연합병원 등 3곳이 추가로 참여했다.홍성자 경기도 돌봄의료팀장은 “기존 재택의료 사업과 달리 장기요양등급자 등 대상자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거동이 불편한 경기도민일 경우 누구나 방문 의료를 신청할 수 있다”며 “방문 횟수 제한 없이 의료진이 환자의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돌봄의료를 희망하는 환자 또는 보호자는 지역 서비스 병원에 전화로 신청하면 간단한 상담과 건강평가를 거친다. 이후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최대 7명으로 구성된 돌봄팀은 집을 방문해 환자의 진찰과 처방, 의료복지 서비스까지 통합 서비스를 한다. 파주시 사회복지사 이모 씨는 “집을 방문해 보니 가정형편이 어려운 분들이 많았다”며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과 국민임대 아파트 신청 등의 복지서비스도 동사무소에 연계해 돕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중위소득 65% 이하,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일 경우 방문 진료를 받은 뒤 병원에 입원할 경우에도 무료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돌봄의료팀은 지난달 말까지 총 5507건의 방문 의료서비스를 진행했다.
● “질 좋은 서비스 위해 의료수가 인상 필수”돌봄의료팀은 집을 방문해 가정간호의뢰서와 장기요양등급 판정 의사소견서 등의 서류를 발급할 수 있어 환자·보호자의 편의를 높였다. 김혜란 수원병원 간호사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사선생님이 꼼꼼히 검사를 한 뒤 판단 소견서에 따라 장기요양등급 상향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돌봄의료 서비스를 받는 환자와 가족들의 만족도도 높다. 화성시 동탄에 사는 김모 씨 가족은 “남편이 교통사고로 뇌진탕과 다발성 골절 등으로 움직이는 게 어려웠지만 돌봄팀이 집을 방문해 재활치료와 물리치료를 꾸준히 진행한 결과 관절 움직임 등 상태가 좋아졌다”며 “주변에 좋은 제도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돌봄의료팀의 의료수가 인상 등 업무환경 개선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돌봄의료팀의 한 간호사는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 의료수가 인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사회복지사는 “의료팀이 집을 방문할 때 언어폭력과 성희롱 등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도 있는데 실질적인 교육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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