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남성·여성분, 너무 잘 어울립니다”...중매쟁이로 변신한 지자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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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별 맞춤형 만남 행사 잇따라
결혼땐 1천만원 등 장려금 경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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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중매쟁이 역할을 하다니, 정말 신기하고 새롭습니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 중인 이강현 씨(31·가명)는 최근 우연히 성남시가 미혼 남녀를 위한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름도 특이한 ‘솔로몬의 선택’. 그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다는 설렘과 궁금함을 안고 현장을 찾았다.

이씨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느껴질 만큼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프로그램이 끝난 뒤 누군가와 다시 만날 약속을 잡았다”고 말했다.

22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성남시는 2023년 7월부터 ‘청춘남녀 만남 행사 솔로몬의 선택’을 실시하고 있다. 만남의 기회가 적은 미혼 남녀에게 건전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을 제공해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와 결혼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을 목표로 한다.

성남시는 2023년과 2024년 총 13차례 ‘솔로몬의 선택’ 행사를 열었고, 행사에 참여한 610쌍 중 288쌍(47.2%)이 커플로 성사됐으며, 이 가운데 4쌍은 실제로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2016년 전국 최초로 ‘결혼장려팀’을 신설한 대구 달서구는 ‘잘 만나보세’를 구청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 구호인 ‘잘 살아보세’를 벤치마킹해 ‘뉴(NEW) 새마을운동’으로 결혼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달서구는 공공기관 등과 협력해 만남 행사를 주선했고, 지금까지 179쌍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올해부터는 웨딩업체와 협력해 맞춤형 결혼 지원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경기 오산시는 ‘SOLO(솔로)만 오산’이라는 이름의 만남 행사를 통해 결혼 적령기 남녀의 만남을 지원하고 있다. 오산시민 평균 연령이 41.1세로 비교적 젊은 도시라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에는 오산시민이거나 오산에 직장이 있는 만 23~39세 미혼 남녀 120명을 대상으로 총 3차례의 만남 행사를 개최했다. 이 중 총 33쌍의 커플이 성사됐고, 특히 지난해 9월 1기 행사에 참여해 연인이 된 한 쌍은 최근 결혼식을 올렸다.

인천시는 미혼 남녀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i+이어드림’ 행사를 6월부터 시행한다. 인천시는 관내 호텔과 공공시설, 야회 행사장에서 연 5회(6월·7월·9월·10월·11월) 커플 축제를 열어 만남을 주선하고, 전문업체 참여하에 연애코칭, 일대일 대화, 커플 게임 등을 실시한다. 시는 ‘i+이어드림’을 통해 결혼에 이른 커플에게는 공공 예식장 무료 지원, 건강검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결혼 장려금을 지급하거나 확대하는 지자체도 있다. 강원도 정선군은 도내 시군 중 처음으로 2026년부터 초혼 부부를 대상으로 1가구당 500만원의 결혼 장려금을 지원한다.

결혼 장려금은 총 3회에 걸쳐 3년간 분할 지급되며 1차 200만원, 2차 200만원, 3차 100만원이다. 정선군은 신혼 초기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지역 소비를 촉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려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방침이다.

전북 순창군은 내년 1월부터 결혼 장려금을 기존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다. 이는 전국 최고 수준이며, 전남 화순군과 충북 영동군도 같은 수준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청년층의 결혼율 제고와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전시는 2026년까지 총 1조567억원을 투입해 ‘청년·신혼부부가 살기 좋은 하니(HONEY) 대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결혼 장려금’ 제도로, 19~39세 신혼부부에게 1인당 250만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청년주택 신혼부부 우선 분양 비율을 30% 상향해 민간사업 청년주택 의무 공급 비율 3% 확대, 전세자금 대출 이자 지원 등 연계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또 ‘연(連) in 대전’, ‘소상공인 썸타자 시그널데이’ 등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충남도는 ‘풀케어 돌봄정책’을 통해 공공기관 최초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도청과 소속 공공기관의 0∼2세 자녀를 둔 직원의 주 1일 재택근무를 의무화해 눈치 보지 않고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사교육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립학원을 운영하고, 84㎡(옛 34평형) 아파트를 6년 전 가격으로 파격 분양하는 ‘충남형 리브투게더’에 대한 임신·출산 가구 특별공급 비율을 100%로 확대·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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