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서 3달 더 키웠다"…이마트에 풀리는 '장어'가 특별한 이유 [현장+]

1 week ago 7

분류 과정에서 통을 빠져나온 장어들. 일반 민물장어는 등이 짙은 묵빛을 띄지만, 갯벌장어는 밝은 갈색이 드러난다. 사진=오세성 기자

분류 과정에서 통을 빠져나온 장어들. 일반 민물장어는 등이 짙은 묵빛을 띄지만, 갯벌장어는 밝은 갈색이 드러난다. 사진=오세성 기자

초복을 앞두고 여름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마트가 강화도 갯벌에서 순치한 프리미엄 장어를 한정 판매한다. 사전 기획과 산지 협력을 통해 장어 전문점의 절반 수준 가격에 선보여 물가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오는 9일 인천 강화도 산지에서 공수한 갯벌장어를 전국 매장에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전체 물량은 약 0.5t(톤) 규모로, 개별 점포에는 5~10마리 이내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이마트 안영신 수산 바이어는 "갯벌장어는 일반 민물장어와 사육 방식부터 다르기에 양만장에서 생산 가능한 물량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민물장어는 짧게는 8개월가량 키운 뒤 출하해 매장에서 판매하지만, 갯벌장어는 18개월 안팎으로 자란 민물장어를 선별한다. 어린 장어는 갯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성장한 개체 가운데 크기와 길이, 활력 등을 따져 튼튼한 장어만 골라 강화도 갯벌에 3개월가량 추가로 순치한다.

양만장 관계자들이 인공 갯벌에 그물을 쳐 장어를 잡고 있다. 사진=오세성 기자

양만장 관계자들이 인공 갯벌에 그물을 쳐 장어를 잡고 있다. 사진=오세성 기자

갯벌에 들어간 이후 적응 과정도 까다롭다. 갯벌에 들어간 뒤 약 보름이 고비다. 건강하지 못하거나 면역력이 약한 장어는 조수간만에 따라 바닷물이 들고 빠지는 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해 폐사한다.

양만장 관계자는 "아무리 엄선해도 보름까지는 바닷물의 염분에 적응하지 못해 죽는 장어가 발생한다"며 "갯벌에 들어가면 별도로 사료를 주지 않기에 장어들이 뻘 속을 헤엄치며 게, 새우 등 해양생물을 잡아 먹는다"고 설명했다.

또 "적응을 마친 장어도 무거운 뻘에서 먹이 사냥을 하다보니 처음에 비해 많게는 20%까지 체중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민물장어보다 생산 난도가 높은 데다 손실도 발생하는 셈. 관련 업계는 민물장어를 키우는 것에 비해 갯벌장어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생산비가 많게는 4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양만장에서 작업자들이 갯벌에서 3개월간 순치한 갯벌장어를 거둬들이고 있다. 사진=오세성 기자

양만장에서 작업자들이 갯벌에서 3개월간 순치한 갯벌장어를 거둬들이고 있다. 사진=오세성 기자

그런데도 갯벌장어를 키우는 이유는 '고유의 식감'에 있다. 양만장 관계자는 "운동을 하는데 사료는 먹지 못하니 지방이 빠지면서 장어의 육질이 단단하고 쫀득해진다"고 귀띔했다.

이마트는 이렇게 키운 갯벌장어를 손질해 전국 매장에 한정 수량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마리당 3만원 초반부터 5만원대 초반까지로 책정됐다. 유명 장어 전문점에서 1인분(350g) 가격이 7만원 중반대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 가격대다. 이마트는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해 중간 유통마진을 절감했다.

안 바이어는 "올해 1월부터 양만장과 갯벌장어 상품화를 논의해 어렵게 물량을 확보했다. 마진을 남기기보단 고객에게 '이런 프리미엄 장어도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일회성으로 마련한 상품"이라면서 "물량이 부족한 탓에 상시 판매나 시즌 상품으로의 전환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만장 관계자들이 장어를 크기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사진=오세성 기자

양만장 관계자들이 장어를 크기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사진=오세성 기자

이마트가 물량의 한계에도 갯벌장어를 선보이는 것은 집에서 장어를 즐기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민물장어 분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7% 증가했고 올해 1~5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48.5%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장어 전문점 대신 가정에서 보양식을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갯벌장어 외에도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주요 장어 상품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초복을 앞두고 장어를 비롯한 보양식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관련 행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안 바이어는 "고객이 집에서도 특별한 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선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각 산지의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 발굴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화(인천)=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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