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된 한일 관계, 새 정부서도 유지돼야… 함께 美 설득하고 협력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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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야마모토 고조 전 의원 인터뷰

22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 참석한 야마모토 고조 전 일본 지방창생 담당상.

22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 참석한 야마모토 고조 전 일본 지방창생 담당상.
“한일이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최근의 여러 위기에 함께 대응할 수 없다. 새 정부가 한일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일본 지방창생 담당상을 지냈던 야마모토 고조(山本幸三) 전 일본 중의원(77)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 흐름에서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최측근이자 ‘아베노믹스’의 실질적 설계자로도 알려져 있다.

야마모토 전 의원은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한일 관계는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양국이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를 저지하기 위해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의 고율 관세가 유지되면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바라는 대(對)미 투자 확대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일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한일 관계가 매우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 일본 내 K팝의 인기, 양국 간 관광객 증가 등을 언급했다. 일본 내에서 오는 6월 한국 대선에 관심이 크다고도 전했다. 이어 “우리는 한일 관계를 계속해서 좋게 유지하고 확장해 가기를 바란다. 이는 (한국의) 새 행정부에 달려 있겠지만, 좋은 관계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일 협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관해서는 “갈등하는 지점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며 미국도 한국·일본과의 협력을 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대중국 경쟁에서 한일 등 동맹국이 갖는 중요성을 미국 정부에 설득해야 한다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일본이 한반도·동중국해·남중국해 주변 지역을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묶는 ‘원 시어터(One Theater)’ 구상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야마모토 전 의원은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현실적이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연대 차원에서, 지정학적으로나 무역 측면에서나 중요한 기존의 국가 간 연계를 깨고 다른 지역과 연결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이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작다”고 예측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체결 당시와 달리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졌고 미국과 협력하지 않는 국가들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야마모토 전 의원은 “미국이 정말 엔화를 약세로 만들고 싶다면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단기 미국 국채를 매도해야 하는데, 그러면 금리가 오를 것”이라며 “그들(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등의 ‘환율 조작’을 주장하는 데는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인터뷰는 29일 글로벌 투자자문 기업 마벡(MAVEK)이 주최하는 웨비나(화상 토론회) ‘2025 마벡 테크놀로지 시리즈(MAVEK Technology Series)’를 앞두고 이뤄졌다. 웨비나에는 야마모토 전 의원 등이 연사로 참여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MAGA) 정책이 세계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주요국과 기업의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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