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들이 몰상식한 애견인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내에서의 반려견 산책 여부를 놓고 투표까지 실시해 화제다.
16일 KBS에 따르면 지난주 충남 예산시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아파트 내 지상공원에서 반려견 산책 금지 조치를 결정하는 투표를 연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안내문에는 “우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된 아파트 내 지상공원에서 반려견 산책 금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며 “투표 기간은 10일부터 11일로, 전자 투표에 동참해 달라”고 적혀 있다.
반려견 산책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평소 배변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지저분했다”, “주인이 공중도덕을 잘 지켰다면 이런 일 안 생겼다”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반려견 산책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오물을 잘 치우라고 조치하면 될 일”, “주민 갈등을 부추기는 투표다” 등 더불어 살아야 한다며 맞섰다.
이 아파트는 460가구가 조금 넘는다. 투표 결과는 산책 금지 찬성이 203표, 산책 금지 반대가 201표였다. 겨우 2표 차이로 이 아파트 내에서는 반려견 산책이 금지됐다.
이 아파트 뿐만 아니다. 앞서 경기 성남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단지 안에서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는 행위를 금지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외부 반려동물 출입을 막기 위해 인식표를 도입한 바 있다.
KB경영연구소의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에 달한다.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하면서 아파트 내 반려견 배변 미처리 및 목줄 미착용과 관련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개가 무슨 짓을 하든 핸드폰만 보는 사람 많다”, “아파트에서 주의나 경고 없이 갑자기 투표를 붙였을까? 아닐걸?”, “반려견 키우는 사람들은 가족이라고 말하면서 왜 교육은 안 시키냐”, “이러다 노 펫 아파트라는 단어도 생길 듯”, “반려견 수는 앞으로도 많아질 거라 무조건 금지 대신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웅종 서울디지털대학교 반려동물전공 교수는 “배변을 안 치우거나 물림 사고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러한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라며 “반려인들은 펫티켓을 잘 지키도록 하고 반려동물 예절 교육 등에도 참여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