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을 능력 아닌 과거만 보는 금융, 이제는 바꿔야…신간 ‘포용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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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을 능력 아닌 과거만 보는 금융, 이제는 바꿔야…신간 ‘포용금융’

포용 금융

포용 금융

계좌가 있고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필요한 순간 금융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용 이력이 짧은 청년,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노동자, 담보가 부족한 소상공인, 한 차례 실패를 겪은 채무자는 제도권 금융의 문턱에서 밀려나 더 높은 금리와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기 마련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용기 박사의 신간 ‘포용금융’은 금융 서비스가 외형적으로 보편화된 시대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이 같은 금융 배제를 한국 금융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제시한다.

책은 포용금융을 취약계층에 혜택을 베푸는 ‘착한 금융’에 한정하지 않는다. 기존의 신용점수와 담보, 과거 거래 이력만으로 개인과 기업의 위험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지 되묻는다. 대신 현금 흐름과 실제 상환 능력, 위기 이후의 회복 가능성까지 살피는 보다 정교한 금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금융 소외를 줄이는 일은 복지를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회사의 고객 기반을 넓히고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혁신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상환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조건으로 신용을 공급하고, 일시적인 위기에 빠진 차주에게는 대환과 상환 조정, 보증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환 능력을 잃은 경우에는 채무 조정과 재기 지원을 연계해 다시 정상적인 금융 시스템으로 돌아올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단순히 대출 공급액을 얼마나 늘렸는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금리 부담이 실제로 줄었는지, 신용이 회복됐는지,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됐는지, 다시 제도권 금융에 진입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포용금융을 구현하기 위한 금융 생태계의 역할 분담도 폭넓게 다룬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상호금융, 저축은행, 카드·캐피탈, 보험, 핀테크는 물론 정책금융기관과 보증기관, 지방자치단체, 사회연대금융이 각각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분석한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개발도상국의 사례도 함께 살펴보며 한국형 포용금융 제도를 설계하기 위한 비교 자료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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