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새로운 형식의 ‘조건부 금리 전망’(포워드 가이던스)을 선보였다. 전체 7명의 금통위원이 6개월 뒤 기준금리 수준을 1인당 3개씩 총 21개의 점을 찍어 표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점도표와 비슷하지만 전망 시계와 방식이 달라 ‘K점도표’로 불린다.
첫 점도표에선 총 21개의 점 중 16개가 현행 기준금리 수준인 연 2.50%에 몰렸다. 다음으로 연 2.25%에 4개, 연 2.75%에 1개의 점이 찍혔다. K점도표가 공개된 뒤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금통위 이전 시장에 확산한 금리 인상 우려를 효과적으로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3년간 검토한 결과
한은이 기준금리 전망을 제시한 것은 2022년부터다. 그해 4월 취임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10월부터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장에 제시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이 현시점에서 판단하는 3개월 후 금리 조정 가능성을 언론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 때 기자들이 질문하면 ‘동결 가능성 5명’ ‘인하 가능성 1명’ 등으로 구두 설명했다.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지난 1월까지 총 27차례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금리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한다. 이번에 처음 발표된 K점도표는 전망의 시계가 두 배가량으로 길어졌다. 또 ‘가능성’이라는 다소 모호한 표현 대신 구체적인 ‘점’ 위치로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알려준다.
Fed의 점도표와 비교하면 K점도표는 익명성을 더 보장하지만 시계는 상대적으로 짧다.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 19명이 1인당 1개의 점을 연말과 내년 말, 내후년 말, 장기금리 등 4곳에 표시한다.
첫 K점도표에서 총 21개 중 76%(16개)의 점이 연 2.50%에 찍힌 것은 향후 6개월간 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포워드 가이던스의 시계가 종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된 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통화정책의 장기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문가들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시장 안착 위한 과제도
K점도표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 한은이 세세하게 챙겨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K점도표가 조건부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경제 여건이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선 금통위원도 금리 전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은이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전에 판단한 향후 금리 경로와 공습 이후 경로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점도표 외에 다른 방식으로 시장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은이 점도표를 제시하는 시점은 1년에 총 4차례(2·5·8·11월)인데, 갑작스러운 가이던스 변경이 잦으면 한은의 신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점 3개를 찍는 방식이 미래 금리 전망에 대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잘 살펴야 한다. 1인1표로 투표하는 금통위의 결과와 점 3개를 찍는 K점도표의 결과가 어긋날 수 있어서다.
K점도표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불식해야 한다. 일각에선 한은 총재와 금통위원이 바뀌면 K점도표 발표가 중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K점도표 도입을 결정한 7명의 금통위원 중 이 총재와 신성환 금통위원, 유상대 부총재 등 세 명의 임기가 오는 8월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하지만 금통위원이 바뀐다고 제도까지 바꾼다면 한은에 대한 신뢰까지 추락할 수 있다. 장기간 검토해 도입한 제도라면 최소 수년간 시행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게 합리적이다.

14 hours ago
2
![[목멱칼럼]누가 노인을 돌볼 것인가](https://www.edaily.co.kr/profile_edaily_512.png)
![[사설]중동 확전… 韓 ‘안보-경제 복합위기’ 장기화 대비해야](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3/03/133458829.1.jpg)
![[횡설수설/김창덕]UAE서 미사일 요격률 90% 보여준 ‘천궁-2’](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3/03/133458813.1.jpg)
![[오늘과 내일/장원재]정부가 코인을 잃어버리는 세 가지 방법](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3/03/133458769.1.jpg)
![[동아광장/허정]‘상호관세 무효’, 美 관세 압박의 네 가지 선택 경로](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3/03/133458696.1.jpg)
![합당 깬 ‘뉴이재명’ 위력…구주류와 동거 유지 관건[광화문에서/조권형]](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3/03/131615589.4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