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함부로 키우지마, 병원 한 번 가면…" 치료비 얼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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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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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멍멍이)·냥냥이(고양이) 함부로 키우지마."
"병원비만 해도 매년 1000만원 넘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40대 A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병원비 부담에 대한 그의 하소연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지난 2년 동안 평균 146만3000원을 진료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마다 진료비 편차가 큰 데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를 반영해 진료 항목별 비용 기준, 이른바 ‘반려동물 표준수가제’ 도입을 추진한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최근 ‘반려동물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한 수가제 도입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이 높은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표준수가제 도입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공익형 표준수가제’는 진료 항목별로 비용을 표준화해 병원 간 진료비 격차를 줄이는 제도다.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료비를 일정 수준으로 통일함으로써 반려동물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제도 도입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이 최근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591만 가구(1546만명)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6만 가구(1.1%) 증가했다. 이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은 반려견 546만 마리, 반려묘 217만 마리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기르며 지출하는 월평균 양육비는 19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4만원(26%) 늘었다. 최근 2년간 진료비를 지출한 경험이 있는 가구는 전체의 70.2%에 달했다. 평균 치료비는 102만7000원으로 1년 전(57만7000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진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표준수가제 도입에 대한 요구도 번지고 있다. 제도가 도입되면 펫보험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표준화된 진료비를 통해 보험사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이 줄어든다. 손해율 관리도 수월해져 펫보험 상품 설계가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약 2% 수준인 반려견 펫보험 가입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동물 의료 인프라가 아직 표준 진료비를 산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진료비 평준화가 의료 서비스 품질을 낮출 수 있다는 수의계의 반발도 거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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