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태양 아래…뮤지컬로 재탄생한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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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와 '이방인'을 결합하여 인간의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번 재연에서는 태양을 무대적으로 재현하며 뫼르소의 캐릭터를 다소 통속적으로 해석하여 원작의 독특함이 약화된 측면이 보인다.

공연은 3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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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 소설과 에세이 엮은 창작 뮤지컬 '시지프스'

무대 뒤편의 LED를 통해 알제리의 작열하는 태양을 표현한 뮤지컬 시지프스.  오차드뮤지컬컴퍼니

무대 뒤편의 LED를 통해 알제리의 작열하는 태양을 표현한 뮤지컬 시지프스. 오차드뮤지컬컴퍼니

전쟁과 기후 위기, 환경 파괴로 모든 것이 무너진 가까운 미래. 텅 빈 객석을 마주한 채 네 명의 배우는 오늘도 무대 위에 선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상황에서도, 끝없이 바위를 밀어 올려야 했던 시지프스처럼 연기를 멈추지 않는다. 뮤지컬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와 '이방인' 두 편의 텍스트를 엮어,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 속에서도 왜 인간은 계속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뮤지컬 '시지프스'는 카뮈의 철학적 텍스트를 록 사운드와 유쾌한 연기를 통해 보다 쉽고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2024년 초연 이후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으며,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여우조연상과 아성크리에이터상, 창작뮤지컬상을 모두 수상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무대에는 고뇌를 수행하는 '언노운', 시를 노래하는 '포엣', 별을 바라보는 '아스트로', 슬픔을 승화하는 '클라운' 등 네 명의 배우가 오른다. 이들은 텅 빈 극장을 배경으로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를 길잡이 삼아 소설 '이방인'을 연극으로 번안해 나간다. 반복되는 연기 속에서 각자의 해석을 시도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무대 위에 남아 연기를 이어가고 삶을 지속할 이유를 탐색한다.

이번 재연에서는 뫼르소가 알제리 해변에서 마주한 강렬한 태양을 재현하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소설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태양을 무대적으로 충실히 구현한 점이 눈에 띈다. 무대 뒤편에 설치된 거대한 LED에는 붉게 작열하는 태양의 이미지가 배우들과 관객을 뒤덮듯 펼쳐지고, 묵직한 음향 효과는 뫼르소가 법정에서 살인의 이유로 지목했던 '태양'의 존재감을 한층 강조한다.

그러나 카뮈의 소설을 보다 접근 가능한 방향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원작이 지닌 불가해한 매력은 다소 약화된 측면도 존재한다. MBTI 등 대중적인 언어를 가사에 활용한 넘버를 통해 유쾌한 해석을 시도한 점은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설 특유의 서늘함과 여백은 옅어진다.

특히 아쉬운 지점은 뫼르소에 대한 해석 방식이다. '이방인'의 원작에서 뫼르소는 극단적일 만큼 윤리 의식도 목적 의식도 주체성도 결여된 인물로 그려진다. 그리고 '태양'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다.

마치 자신의 삶을 한 발짝 떨어져 관찰하는 듯한 서늘한 어조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오랫동안 독자들을 사로잡아 왔다.

반면 뮤지컬은 뫼르소를 다소 통속적으로 이해하며 이러한 매력을 희석시킨다. 어머니를 지극히 사랑했던 인물로 그리거나, 양로원 인물들에게 베풀었던 친절을 강조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원작이 의도적으로 남겨둔 불편함과 공백은 설명으로 채워지고, 뫼르소가 지닌 불온한 매력 역시 한층 누그러진다. 공연은 3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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